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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총장, 정치적 리더십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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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총장, 정치적 리더십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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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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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제가 10년 동안 유엔 총장을 역임하면서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인들과의 연대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당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데 무슨 파(派)가 중요한가. 노론-소론, 동교동-상도동, 비박-친박 이런 것이 무엇 소용인지 저는 알 수가 없다"는 말로 기성 정치권을 질타했다.


이달 말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퇴임하는 반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무엇에 기여할지에 대해 깊이 고뇌하면서 생각하고 있다"고 대선 출마 여부에 확답하지 않았으나, 전례 없이 강한 수위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의 대선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반 총장은 귀국후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귀국 후 각계 국민을 만나 말씀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력한 힘이지만 국가발전을 위하고 국민 복리·민생 증진을 위해 제 경험이 필요하면 몸 사라지 않고 할 용의가 있다"며 "73살이지만 건강이 받쳐주는 한 국가를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의 대권도전 자체는 예상돼 왔다는 점에서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의 국내 정치 참여에 반대할 이유도 없다. 다만 반 총장의 대권도전에 대한 평가와 시각이 엇갈려 왔다는 점은 그도 잘 알 것이다.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직에 오른 반 총장이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진영을 뛰어넘는 국가적 지도자로서 남아있길 기대하는 현실정치 참여 반대론이 있었다. 반면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갈수록 심화한 가운데 새로운 정치질서 수립을 위한 반 총장의 현실정치 참여를 주문하는 쪽도 있었다. 이제 반 총장은 선택을 했고, 이에 따른 책임 역시 그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정치 참여를 선택한 이상 반 총장은 자신의 분명한 정치 비전과 청사진부터 제시해야 한다. 다양한 공직 경험과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능력, 높은 인지도는 기회가 되겠지만, 현실정치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고, 국내 정치권에서의 검증을 거치지 않았던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반 총장이 보여줄 정치적 비전과 내용이 성패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는 국제무대에서 첨예한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타협을 이끌어 온 반 총장이지만, 한국 정치에 관한 한 그는 신인과 다름없다. 한국 정치의 현실이 생각했던 이상으로 호락호락하지도 않을 가능성도 크다. 언론과 국민의 검증 잣대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해질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뚫고 정치적 리더십을 증명해 보일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반 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실패 원인을 사실상 '선정(善政)의 결핍'으로 규정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리더십의 요체를 포용적 지도력으로 설명했다. 모호성을 벗고 좀 더 구체적으로 해답을 하나씩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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