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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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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의 목소리
  • 박동수 인천남동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위
  • 승인 2016.12.26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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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상처까지 감싸주고 싶어요.~’ 어느 의약품회사 밴드 광고에 나오는 말이다. 지금 우리 구급대원들에게도 이 밴드가 필요하다. 왜냐면 마음이 아파서…….


198! 이 숫자는 지난 2015년 한해 우리 구급대원들이 출동현장에서 폭행을 당한 건수다. 더 심각한 것은 이 폭행 건수가 줄지는 않고 오히려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이다. 폭행이유도 다양하다. 술에 취해서, 아프게 치료해서 등. 우리 소방조직에서는 대처방안으로 구급서비스를 유료화하자! 특별사법경찰관을 늘려 강력대처를 하자!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급서비스는 우리가 시민들에게 드리는 최소한의 의료혜택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의료적 치료나 이송행위가 아닌 사랑과 봉사의 실천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의 구급대원들은 시민의 아픔을 감싸주기 위해 최신가요가 아닌 사이렌을 들으며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나는 사랑을 주는데 돌아오는 것이 폭력이라면? 

환자의 고통이 우리 구급대원들을 때림으로서 줄어들고 사라질 수 있다면 우리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그러한 사례는 발견 되지도 않았고 일어날 수도 없는 비현실적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는 환자의 고통을 없애 주려고 불철주야 달리는 것이다.  

나는 우리 동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시민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신 앞에 서있는 구급대원이 미래에 당신의 아들, 딸이고 형 누나 동생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그리고 그들에게도 직업적 사명과 부양의 의무감으로 폭력을 감수하며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리 없이 울며 슬퍼하는 가족이 있다고 말이다. 맞은 아픔은 참을 수 있고 상처는 치료할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픈 것은 기억으로 남고 치료약이 없다. 오직 시민들의 사랑과 신뢰만이 마음에 붙여 치료할 수 있는 밴드이다.


오늘도 아픈 우리 구급대원들에게 밴드를 붙여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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