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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의 북핵 프로세스 새판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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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의 북핵 프로세스 새판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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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0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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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7일(미국 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관련한 고강도 대 중국 압박에 나서면서 G2(미중)가 짤 북핵 프로세스의 새 판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고 우리를 도와 북한 문제를 다룰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며 "만약 중국이 그렇게 한다면 중국에 좋을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협박에 가까운 어조였다. 협상에 앞서 상대를 최대한 압박하는 사업가 시절 트럼프의 거래 전략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보면 이번 대 중국 압박이 단순한 '공갈'은 아님을 엿볼 수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일 대북제재 행정명령 13382호 등에 따라 북한 기업 1곳과 북한인 11명을 독자 제재대상에 새로 추가하면서 중국에서 활동한 북한 인사 5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북한과 거래해온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성 조치로 읽혔다.


더불어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 상무부는 지난달 7일 북한·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기업인 ZTE(중싱<中興>통신)에 한화 1조원대 벌금을 부과했다. 그리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월과 3월 왕이(王毅) 중국외교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하라"고 압박하고, 중국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북한과 불법적인 거래를 한 중국 기업을 제재할 것임을 경고했다. 외교가는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정상회담때 '대화론'을 제기하며 무턱대고 맞서기 보다는 북핵 해결을 위한 미중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안보리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 정도는 약속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 이미 중국은 지난 2월 중순, 안보리 결의 이행 차원에서 연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관심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 수준을 넘어선 독자적인 대북 지렛대를 사용함으로써 북한의 숨통을 조일 정도의 압박에 나설지에 쏠린다. 북한이 현재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이는 6차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단행할 경우 중국이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의 초강경 조치를 취할 것인지가 향후 미국의 대 중국 압박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그것은 트럼프의 첫 미중정상회담 전략과 연계된 문제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미 A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고, 중국도 그걸 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행동에 나서도록 압력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중국이 북한을 규탄하는 의미로 단순히 말로만 하지 말고 결정적인 행동(definitive actions)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앞두고 공개적으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중국의 태도 변화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북핵 해법으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획기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최근 중국 외교부의 발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31일 미·중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북핵 해법으로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강조했다. 미·중 정상회담 테이블에는 북한 문제뿐 아니라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영유권, 환율 문제 등 양국 간의 여러 현안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경제 영역에서 최대한 이익을 챙기고, 중국은 사활적 이익이 걸린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북핵 문제가 '거래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지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국제적 현안이다. 더구나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핵탄두 경량화에도 성공한다면 당장 미국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최대한 설득해 북핵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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