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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패싱' 우려 말끔히 씻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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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패싱' 우려 말끔히 씻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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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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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17일 남북 대치의 상징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검은색 재킷에 붉은 타이 차림의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헬기를 타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을 찾아 장병들의 복무 상황을 살피고 격려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떨어진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찾아 북측을 살폈다. 펜스 부통령은 이후 보니파스 부대 장병들과 식사하며 격려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는 지난달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방한때 있었던 군사정전위원회 회담장(T2) 방문 일정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펜스 부통령이 방문한 캠프 보니파스는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의 '도끼 만행사건' 당시 희생당한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부대다. 이 사건으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으로 치달았다. 미군은 북한에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보여주기 위해 사상 최대의 나무 제거 작전인 '폴 버냔 작전(Operation Paul Bunyan)'을 펼쳤다. 미루나무 한 그루를 베기 위해 F-4 전투기와 B-52 폭격기가 JSA 상공에 대기했고, 오산 기지의 F-111 전투기들이 출격을 준비했다. 미드웨이 항공모함까지 한반도 근처로 이동했었다. 펜스 부통령이 캠프 보니파스를 찾은 것은 최근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만약 도발을 감행할 경우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응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펜스 부통령은 이번 DMZ 방문 일정에서는 별도의 공식 대북 성명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문에 동행한 일부 외신 매체에 관련 언급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펜스 부통령의 DMZ 방문 목적은 분명하다.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과 강력한 대북경고이다. 펜스 부통령은 외신기자들에게,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국들과 함께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북한이) 오판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인들의 메시지는, 우리가 평화를 원하지만 항상 힘을 통해 평화를 추구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용만 보면 최근 미정부에서 잇따라 나온 대북경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전달되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이날 오후 펜스 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함께 낭독한 공동발표문에도 확실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특히 북한에 대한 펜스 부통령의 경고는 명확하고 단호했다.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으면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강력한 응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레드라인'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말한다. 펜스 부통령은 또 "우리는 여러분과 100% 함께한다.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전의 핵심축"이라고 평가했다. 견고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말을 잊지 않은 것이다. 황 권한대행도 "앞으로 한미는 안보, 경제, 통상, 글로벌 협력을 중심으로 더 강력한 동맹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최근 대두한 미·중 정상회담 '밀약설'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발언도 나왔다.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중국이 북한에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는 데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미국 정부 안팎에서 대북 선제타격설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국내 일각에서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우려가 고조됐던 게 사실이다. 미국이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북한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 미·중 정상회담 전만 해도, 북핵 문제를 다룬다는데 우리는 지켜봐야만 하느냐는 자조적 한탄이 터져 나왔다. 짧은 일정이지만 펜스 부통령의 이번 방한이 국내에 팽배해 있는 '안보 소외'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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