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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한 대처로 재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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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한 대처로 재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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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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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의 정찰기로 추정되는 군용기 1대가 지난달 2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진입해 약 4시간가량 포항 동남방에서 울릉도 쪽으로 비행한 후 다시 남하해 이탈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중국 국적의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12시11분경 포항 동남방에서 북쪽으로 기수를 틀어 해안선으로부터 약 30 노티컬마일(약 56㎞)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강릉 동방(해안선에서 74㎞) 상공까지 이동한 뒤 12시43분경 기수를 남쪽으로 전환, 진입한 경로를 따라 14시33분경 KADIZ를 최종 이탈하였다"고 설명했다. Y-9 정찰기로 추정되는 이 중국 군용기는 제주도와 이어도 상공 사이의 KADIZ로 최초 진입해 대한해협을 거쳐 포항 동남방 상공까지 근접비행을 했으며, 계속 북상해 해안선에서 74㎞ 떨어진 강릉 동방 상공까지 비행했다. 

이후 같은 경로로 남하 비행한 후 이어도 인근 상공에서 KADIZ를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KADIZ 진입에서 이탈까지 4시간가량 비행했다. 합참은 "이번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 항적은 지난 2월 27일 상황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군용기는 올해 들어 지난 1월 29일과 2월 27일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KADIZ를 침범했다. 우리 공군은 이어도 서북방 지역에서 미상 항적을 포착하고 F-15K 등 여러 대의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추적·감시비행을 했다. 또 한·중 직통망을 비롯한 전투기 경고 무선 등을 통해 "우발적인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긴장 고조 행위 중단과 더 이상 위협비행을 중지하라"고 경고하며 대응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중국 측은 우리 군의 경고에 대해 "국제공역에서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상적인 훈련 비행을 한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는 주한 중국대사와 주한 중국 국방무관을 각각 초치해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했다. 정부가 사건 당일 신속한 대응을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방공식별구역은 한 나라가 외국 항공기의 영공 무단 침입을 예방할 목적으로 미확인 항공기를 식별하고 추적·감시하기 위해 설정한 공역이다. 주권이 적용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곳에 진입하려면 모든 항공기는 상대국에 24시간 전 미리 통보하고 허가를 얻는 것이 국제관례다. 중국은 2013년 이어도 해상을 포함한 동중국해 일대를 일방적으로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으로 선포해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우리 정부도 중국의 조치에 맞서 그해 12월 이어도 남쪽 해상을 포함해 KADIZ를 확대했다. 그러자 중국은 이곳에 무단 진입을 수시로 반복하며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 군용기가 KADIZ에 무단 진입한 것은 2016년 60여 건, 2017년 70여 건 등 거의 상습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18일에는 폭격기와 전투기를 포함한 5대의 중국 군용기가 이어도 일대 KADIZ에 1~3시간가량 무단 진입한 후 이탈했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베이징에서 첫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불과 이틀 뒤였다는 점에서 중국이 한국의 뒤통수를 쳤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중국 공군의 이번 KADIZ 진입 역시 판문점에서 역사적 남북한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하루 만에 감행됐다. 따라서 정확한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 해빙기를 맞아 중국 군용기가 강릉 앞바다 상공까지 비행한 것이 우리 군의 영공 수호 태세를 불시 시험하는 한편 주변국과 고의로 갈등을 유발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중국의 상습적 KADIZ 도발은 시진핑 주석의 '강군몽'(强軍夢)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공군력을 동원한 동북아 질서 흔들기로 볼 여지가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당국은 엄정히 대처해 사태 재발을 막고 중국에 얕잡아 보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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