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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포항시 RDF사업 '하세월' 혈세 줄줄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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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포항시 RDF사업 '하세월' 혈세 줄줄샌다
  • 박희경/ 지방부장, 포항담당
  • 승인 2014.06.24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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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사업(RDF)이 하세월 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정에 없던 예산만 늘어나면서 혈세 먹는 하마가 됐다. 시민들은 9년째 표류하고 있는 이 사업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데 이견이 없는 듯하다. RDF사업은 지난2006년 포스코가 처음 포항시에 제안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포스코에너지가 운영을 맡는 조건이었다.하지만 이 사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포스코는 권오준 새 회장이 취임하며 새로운 경영방침을 제시하면서 계속 사업 여부가 더욱 불투명 해졌다. 권 회장은 취임일성으로 본연의 철강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되,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핵심 사업은 중단·매각·통합해 과감하게 정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이에 따라 포스코가 총 사업비 1천350억원 가운데 70%를 떠안아야 하는 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포스코의 입장에서 볼 땐 이 사업이 철강업도 아니고 당장 이익을 내는 경제성 있는 사업도 아니어서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할만 한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10월 완공해 운영중인 부산시 RDF사업 역시 투자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또 다른 걸림돌은 포항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량만으로는 전력생산에 차질이 예상되는 점이다. 포스코가 제안 당시 제시했던건 하루 270t이었다. 하지만 현재 포항시 하루 쓰레기 발생량은 250여t에 불과하다. 시설규모로 봐서 경제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RDF사업과 관련된 기획재정부, 포항시, 포스코(포스코에너지), 한국환경공단(피맥)이 전력판매단가(SMP) 기준을 놓고 수개월째 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도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포스코에너지(당시 포스코)와 산업자원부간의 SMP 가이드라인 수용여부에 달려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측은 사업제안서 제출당시(2009년2월 기준)의 전력판매단가(SMP)를 105.3원을 제시하고, 향후 전력시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제안서 제출당시 SMP가격보다 더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산자부측은 향후 전력시장 규모를 감안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의 가이드라인인 158원(2012년12월 기준) 이상을 수용할 것을 포스코 측에 요구하고 있다. 양측의 팽팽한 힘겨루기로 포항시는 포스코의 눈치만 살피고 있을 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다. “포스코(포스코건설)가 추진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긴 하지만 착공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하는 포항시 관계자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이를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또 있다. RDF사업이 지연되면서 남구 호동 매립장 인근에 쌓여있는 9만여t에 달하는 베일 처리 문제도 또 다른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 역시 당초 계획보다 3년가량 늦춰졌다. 이 사업은 또 가연성 생활쓰레기를 압축, 포장해 만드는 베일이 과잉 생산되면서 예산 낭비 논란도 일고 있다. 압축, 포장시설은 지난 2011년 10월에 가동을 시작해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우고 53억원을 들여 시설을 준공한 후, 1일 3교대 16명의 인력을 투입해 생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RDF사업이 턱없이 지연되면서 향후 3년간 이 시설은 가동 중지해야 할 형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1일 생산량을 대폭 줄여 3년간 더 연장 운영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따라 연간 운영비 7억원에서 10억원 등 부대비용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혈세가 낭비 되고 있다. 실제로 압축시설의 1일 생산능력은 하루 200개의 베일을 생산할 수 있는데, 지난 18일 현재 하루 90개의 베일만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생산능력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데도 시는 전후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압축시설을 설치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결국 시가 이같은 실정을 무시한 채 고가의 설비를 설치하고 생산은 절반 수준으로 가동하면서, 많은 예산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다시 말해 생산능력에 크게 떨어지는 설비가동을 할 바에야 처음부터 그에 맞는 용량이 적은 설비를 도입해 예산을 절감해야 옳았다는 것. 전문가들은 압축설비의 생산능력이 적으면 자동적으로 설비가격이 줄어드는데, 이 경우 적어도 수억원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량 생산능력을 갖춘 설비를 설치하면 그에 따른 인력 또한 대거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들어가는 인건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당초 압축시설 가동시 1일 3교대 16명의 인력을 투입했지만, 지금은 1일 1교대 8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채용할 필요가 없는 8명의 인력이 채용돼 예산낭비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즉 현 실정에 맞지 않는 대규모 설비를 설치해 예산을 낭비하고 이에 따른 인건비 또한 과다하게 지출된 나머지, 시가 이중 삼중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RDF 시설이 3년가량 늦어지면서 압축시설은 향후 3년간 고철덩어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압축시설을 3년간 사용하고 RDF시설에 재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예산낭비 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당초 압축시설은 3년간 운영하고 압축시설 중 일부는 올해 12월께 RDF시설 건립시 재활용하는 방안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압축시설은 RDF시설에 옮겨 재활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초 3년간 운영키로 했던 압축시설은 오는 10월이면 3년이 되는데, 이 시설로 생산된 베일을 RDF 시설의 전용보일러 연료로 사용한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RDF 시설은 준공은커녕 착공조차 못하고 있어, 이미 생산된 압축베일은 야적장에 산더미처럼 쌓이면서 환경문제 등 또 다른 골치덩어리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더욱이 쌓아놓은 생활폐기물 압축베일이 찢겨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악충과 해충이 들끓는 등 인근 주민들의 악성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는 압축베일 9만6천여개를 방수시트로 덮어씌우는데 6억5천여만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적재공간 부족으로 야적장 조성비용까지 포함하면 베일 보관에는 더욱 많은 비용이 들어갈 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다 더해 베일을 무작정 보관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압축베일이 장기간 방치되면 RDF 연료로서의 가치가 하락하고 열효율이 떨어져, 최악의 경우 베일을 통째로 매립장에 묻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래저래 시민 혈세만 낭비 되고 있다. 포항시의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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