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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고 두렵다"...차별 고용불안에 떠는 기간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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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고 두렵다"...차별 고용불안에 떠는 기간제 교사
  • 김윤미기자
  • 승인 2016.01.12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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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실에서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고 침을 뱉으며 욕설을 한 일이 알려지면서 기간제 교사들의 '애환'에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직 교사들에 따르면 이번 사건처럼 실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기간제 교사들을 상대로 폭언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심각한 교권침해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다만,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에 따른 고용 불안, 자신감 부족, 과중한 업무, 일부 학생과 학부모, 정규직 교사들의 차별 시선 등을 기간제 교사들은 힘겨워하고 있다.
특히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르는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은 기간제 교사들의 마음 한쪽 편을 짓누르는 커다란 돌덩이다. A교사는 "요즘은 기간제 교사 처우가 좋아졌지만, 결국 정규직이 아니므로 계약이 지속돼야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재계약 여부에 대한 불안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빗자루 폭행'을 당한 경기도 이천의 기간제 교사가 사안을 적극적으로 문제삼지 않은 것도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르는 비정규직이라는 처지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기간제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임용고시를 통과하는 것이 '바늘구멍'이라지만, 기간제 교사 자리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졸 취업난이 극심한데다 기간제 교사의 처우가 개선되면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장이나 교감 등과의 인맥이 있어야 기간제 교사 자리를 얻기 쉽다거나 과중한 업무를 줘도 하소연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은 기간제 교사를 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하는 얘기다.
한 초등교사는 "기간제 교사들은 아무래도 학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들의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다"며 "잘 보여야 또 불러주는데 일감을 과도하게 몰아주더라도 군소리 없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기간제 교사도 "학기초 업무분장을 할 때 정교사들이 기피하고 남은 힘든 업무를 기간제 교사가 떠안는 경우가 많다"며 "말만 기간제 교사지 정규 교사가 하는 일 이상의 많은 업무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정규직 교사가 업무과중 등을 이유로 담임을 기피하는 경우가 늘면서 기간제 담임교사 비율도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초중고 기간제 교사 4만2천여명 중 담임을 맡은 교사는 2만1천521명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전체 담임교사 23만5219명 중 기간제 교사는 9.1%다. 전국 시·도 중에 학교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중학교 담임교사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이 기간제 교사로 집계됐다. 보이지 않는 차별의 시선도 기간제 교사들을 더 서럽게 만든다.
일부 중·고등학생은 자신의 담임이나 교과 담당 교사가 기간제 교사라는 것을 알고 "곧 나갈 선생님인데 굳이 정을 줄 필요가 있냐"는 식으로 말해 상처를 주기도 한다.
서울 한 중학교의 기간제 교사 C씨는 "학생들이 교사가 기간제라는 것을 알았을 때 정규 교사들보다 아무래도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기간제 여교사에게 '어이, 강사!'라고 부르거나 '기간제'라는 꼬리표를 붙여 놀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학교 분위기에 따라 일부 텃새가 심한 학교에선 교사들 사이에서도 기간제 교사를 배척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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