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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야권 단일화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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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야권 단일화 성사될까
  • 정선/ 최재혁기자
  • 승인 2022.02.17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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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투표일까지 불과 19여일 남은 20대 대통령 선거의 판세를 가를 최대 변수가 후보 단일화다. ‘윤석열+안철수’, ‘이재명+안철수’가 그려볼 수 있는 카드다. 단일화에 성공한 후보는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그와 연관돼서 ‘정권 재연장’이냐, ‘정권 교체’냐가 결정된다. 대선 투표일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단일화 방식이다. 하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방식이 아니라 명분과 목적이다.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공학적 단일화라면 과거 정치와 다르지 않다.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권력 나눠먹기를 위한 일시적 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100이 있어야 이기는데 1%가 부족하면, 그 1%는 100%와 같다. 1+1=100도 되는 게 정치다.” 1997년 대선 때 ‘DJP(김대중+김종필)연합’ 협상 주역인 한광옥 당시 국민회의 사무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정계 은퇴 번복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으로 수세였던 DJ는 ‘야합’이란 비판에도 DJP 연합을 강행했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1.6%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뒀다.

단일화는 대선 단골메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7번의 대선 중 6번에서 화두가 됐다. 그러나 그 과정은 스무고개가 따로 없을 정도로 험난했다. 잘되면 약, 잘못되면 독이 됐다. DJP 연합과 같이 후보들 결단으로 이뤄진 경우보다 여론조사 방식이 더 위험이 크다. 여론조사 방식은 문구에 경쟁력과 적합도 중 어느 것을 넣느냐가 매번 쟁점이 됐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적합도를,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는 경쟁력을 각각 고수했다. 2012년 대선 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적합도를,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경쟁력을 주장했다. 적합도는 경쟁 상대의 변수를 배제하고 그 후보 선호도만으로 판단한다. 경쟁력은 단일화했을 때 상대 후보와 싸워 이길 수 있는지를 주된 잣대로 삼는다.

단일화 성공의 핵심요인은 뭘까. 무엇보다 결단과 양보다. DJ는 지루한 협상 끝에 내각제와 총리직, 장관 5 대 5 배분 등 JP의 요구를 다 수용했다. 물론 집권 중 내각제 개헌 약속 불이행으로 공동정권은 깨졌지만…. 노무현 후보는 막판 ‘적합도’를 먼저 접으면서 끝없는 싸움에 염증을 느끼던 여론을 반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반면 2012년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끝까지 자신의 뜻을 고수하다가 안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단일화는 깨졌고, 문 후보는 패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지난 15일부터 막을 올렸다. 판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박빙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 후보에 제안한 야권 후보 단일화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성공할 경우 현재의 박빙 구도를 단박에 야권의 절대 우위로 전환할 수 있는 카드지만, 실패할 시 그 후폭풍으로 야권에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이전까지 ‘단일화는 없다. 독자 완주한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지난 13일 전격적으로 윤 후보를 향해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배경은 한때 두 자릿수를 웃돌던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들어 한 자릿수로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지지율로는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15% 이상 득표하지 못한다면 선거 비용도 온전히 보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안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에 국민의힘 측은 거부 의사를 밝히고 윤 후보도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실제 성사까지는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다자 대결에서도 앞서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는 국민 의사 왜곡이라며 반박하고 특히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부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양 후보 간 일대일 담판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선 후보 단일화는 3번 있었다. 그중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는 단일화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2012년‘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는 양측 간 갈등 속에서 안 후보가 전격 사퇴하는 형식의 단일화를 함으로써 실패했다. 윤·안 단일화도 양측이 정말 원한다면 형식을 따지지 않고 전격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여기에 유세차량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인해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안 후보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너무 오래 끌면 역효과가 난다는 사실이다. 1+1=100을 원한다면 역시 결단과 양보가 관건이다.후보 단일화가 아무리 명분이 좋더라도 시기를 놓치면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대선 막판 최대 변수로 꼽힌 야권 후보 단일화의 주사위가 던져졌다.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을 2차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물밑 의견 교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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