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4일 메르스 확산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 점검회의가 사태 수습에 한참 모자란 수준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면서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거듭 질타하고 철저한 정보공개와 범정부적 대처를 요구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어제 첫 긴급점검회의 소집 이후 총력대응을 지시했지만 우리 당이 요구한 대책에 훨씬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국민 불안을 떨칠 수 없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복지부 장관을 넘어 대통령이 책임지는 범정부기구를 만들고 책임지라는 게 요구의 핵심”이라며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출퇴근하고 있고, 아파도 병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인데 대통령은 먼 산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메르스 대책특위 위원장은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2주나 지나 긴급점검회의가 열렸지만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말의 성찬만 있었다”며 “국제적 불신과 망신을 자초하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대통령 중심 국가에서는 대통령이 움직이지 않으면 공무원이 복지부동한다는 걸 세월호 참사 때도 지켜봤다”며 “세월호 참사 때도 대통령은 보이지 않더니 메르스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에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동원 의원은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건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 대통령의 대처 수준”이라며 “대통령의 메르스 위험에 대한 인식 수준은 세월호 참사 때와 판박이로,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 의원은 감염자가 300만 명 수준일 때 중앙대책본부를 가동하겠다는 국민안전처의 입장에 대해 “치사율이 8%라고 하면 24만명이 죽어야 중대본을 구성하겠다는 건가. 국민을 뭘로 알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지 통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은 제발 제 정신으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의 문제점과 관련해 김태년 의원은 각급학교의 휴업상황을 언급한 뒤 “교육부가 휴업하겠다고 하니까 보건복지부는 옳지 않다고 한다. 이건 정부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한정애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메르스 유급휴가를 검토한다고 하니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이번 조치 또한 강제성이 없는 권고이기 때문에 실효성 없는 대책이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백군기 의원은 전염병 확산에 취약한 군의 특성을 감안해 비상사태에 준하게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아직도 위기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도 정부가 여야를 떠나 초당적 대응 및 협력을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세상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며 “정부와 여야는 모든 정쟁을 즉각 중단하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