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고프 "내년 세계 경제 심각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 충분"
웨비나 "달러 초강세 대응 중요…초저금리 시대 끝났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20일 "미국 달러가 10∼15% 더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로고프 교수는 20일 세계경제연구원이 '글로벌 거시경제 위험과 정책적 시사점 : 이번에는 정말 다른가?'를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고프 교수는 "미국 달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정점을 보기까지는 아직 10∼15% 정도 더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미국은 에너지 자급·원자재 수출국이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 하고, 위기 시에는 선진 강대국보다는 소규모 신흥국들이 더욱 취약하다는 점 등이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신흥국에 미치는 달러 강세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달러 강세가 추가로 진행될 경우 신흥국·취약국들은 심각한 경제적 역경에 직면할 수 있다"며 한국도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달러 초강세에 잘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고프 교수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최근 IMF의 수정경제 전망보다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유럽뿐 아니라 미국이 2023년 심각한 침체에 빠질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고프 교수는 경기침체 우려 속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특히 최근 영국발 금융시장 패닉에 대해서는 "이제 시장이 정부의 방만한 적자 재정·정책 실패 등에 대해 덜 관용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며 "장기 실질금리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2003∼2006년 수준과 유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고프 교수는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부문 부실과 과도한 정부부채 등 구조적 문제들을 언급하며 IMF가 제시한 내년 성장률 4.4%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본의 경우 코로나19 관련 규제 완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경기 반등·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정책금리 인상·엔화의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국매일신문] 홍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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