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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국방정책의 변화와 사회 연계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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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국방정책의 변화와 사회 연계성 강화
  •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 승인 2023.04.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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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국방정책의 실용주의적 접근

전쟁이 없는 세상은 이상적 세계다. 인류가 발전하고 있고 모두가 평화를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요원하다. 미국이 세계경찰을 자임하고 일찍이 강대국의 반열에 오른 서구사회가 세계평화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자본주의국가의 또 다른 탐욕은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국방은 필연성을 가지질 수밖에 없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들로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위치가 가장 큰 이유이다. 수천 년 동안 대륙의 패권경쟁은 우리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대륙패권이 안정되거나 분열되어 있으면 우리에게 평화로운 시절을 가져다주기도 하였다. 서기 660년 나당전쟁이후 889년 견훤 등으로 시작된 후삼국 시대의 통일전쟁이 있기까지 통일신라의 200년이 그러했다.

중국대륙은 907년에 당이 멸망하고 5대10국시대가 출현하였다. 이후 960년 송나라가 건국되고 전국을 통일하는 시절에는 918년 태조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였다. 1115년 세워진 금나라의 송나라와의 전쟁이 1206년 칭기스칸의 출현과 함께 정리되고 1231년 원나라가 고구려를 침략하기까지 200년 역시 한반도는 평화의 시대였다. 서기1368년에는 명나라가 출현하였다. 조선건국이 1392년에 이루진 일이니 명과 조선은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셈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기까지 조선은 정확히 200년의 평화시대를 다시 맞이했다. 296년 동안 중국을 지배한 청나라의 역사는 여진족인 누루하치가 금나라를 계승하여 1616년 후금을 세운 것이 출발이다. 정묘호란에 이은 1636년 병자호란 이후 청과의 관계가 정리되었고 18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서구열강의 침탈과 일제침략이 있기까지 조선에는 다시 200년의 평화시대가 존재했다.

200년이 갖는 시간적 의미는 6-7세대가 지나갔음을 의미한다. 해방 이후 우리의 70년 사이에 이루진 세대의 변화를 생각하면 충분히 짐작될 만큼 과거를 잊기 충분한 시간들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유교가 실용주의에 기반을 둔 사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형식주의에 빠진 사림파에 의한 유교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조선 초기 성과였던 국방과 실용적 기술의 지속적 발전을 이루지 못하였고 그 결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일제의 침략을 막지 못했다. 우리에게 주어졌던 평화의 대가는 그만큼 가혹했던 것이다.

국방력 강화에 대한 생각은 우리에게 차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왕에 이를 거부할 수 없다면 보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은 군 조직의 사회순환구조 도입을 통해 개방성실현을 구현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군 조직을 생산적 조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일어나는 방산무기 수출의 확대를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세계시장을 독점하였던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 국가와 러시아가 우리가 경쟁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부패로 무너진 러시아의 방산과 스스로 생산력을 축소시켰던 서구 열강의 방산산업의 생산력을 어느 날 한국이 넘어서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것은 자주국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소비적 방산의 특성적 요소가 생산적 구조로 전환된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군 조직의 개방적 운용도 필요하다. 군 조직은 또 다른 하나의 사회를 형성하는 것이고 효율적 명령체계와 더불어 효율적인 통합능력을 갖는 특수한 조직이다. 그러나 경직된 패쇄적 구조는 과거에 그랬듯 군부의 독점세력을 갖게 하고 무력을 사용하려는 정치 독점세력과 결탁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군 간부의 전문적 역량을 키우고 사회진출도 원활할 수 있어야 하지만 군 전문성이 사회와 연동되고 사회구성원의 군 진출도 원활할 수 있어야 한다. 군 조직의 개방성은 사람의 이동과 사회와 유리되지 않는 구조를 말한다. 군의 독립적 지위는 국민의 통제 아래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에서 군인의 자격은 최고의 가치가 군 조직이 아닌 국민의 안전이 우선된다는 확고한 책임의식을 바탕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 사병과 부사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모병제로의 전환은 환경적 요구가 되고 있다. 그리고 군 작전의 방식이 진화하고 이에 대한 기술적 숙련도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요구가 사회가 요구하는 요소들과 결합되어 군에서 숙달되는 교육적 성격을 군에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군 경험에 대한 실질적인 사회 기여가 가능하도록 훈련되어진다면 청년취업문제 뿐만 아니라 남녀평등을 실현하는 중요한 사회교육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이렇듯 군 경험이 단순한 국민의 국방의무라는 소모적 인식에서 탈피되어야 하고 군의 실효적 조직운영과 교육, 국가자격증 등의 사회 전반에 걸친 제도적 도입 등 사회연동성을 강화해야 한다. 현대의 군 조직은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의 각 분야에 필요한 인력이 진출할 수 있는 상호 보완기능을 강화한다면 군 조직의 실용적 극대화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된다. 그리고 이는 필요한 인력이 선순환 되는 구조를 이루게 되어 군대를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모병제로의 전환은 예비군 제도의 실효적 운영을 기반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인 계획 아래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 군사력의 근간인 300만 명에 이르는 예비군 전력이 있으며 이와 같은 예비전력의 운영을 고도화하고 실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모병제의 대안이 된다. 또한 여성의 국방의무로서의 기본군사훈련 이수와 예비군 편제가 모든 남성과 동일하게 고려되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1만 5천명 이상인 여성 현역군인의 수도 늘려나가야 하고 국방의무와 남녀의 기회평등의 문제 그리고 남녀갈등 문제해결의 방법으로 활용될 필요도 있다. 이와 더불어 우수한 군 인력이 영입되기 위해서는 군 복부 경력에 대한 인센티브와 사실상의 군 업무역량 향상도 병행되어야 한다.

국방 분야에 있어 군방외교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현대사회의 전쟁은 국제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의 위치는 이미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외교적 전략으로도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전쟁은 돈과 전쟁물자가 승패를 좌우한다. 그리고 전쟁을 방지하는 힘에는 국가 간 실질적인 협력체제가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군사외교의 핵심은 ‘전쟁억제를 위한 국가 간 실질 협력’에 있다. 실질적인 군사 지원과 합동군사훈련, 상호안보조약 등의 동맹관계의 확대 등과 같이 군사 외교적 활동이 필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필요한 군사외교 인력과 전술연구인력 등 국방부의 외교적 역량도 확대되어야 한다.

평화의 절대적 가치는 자주국방에 의해 실현된다. 이는 우리의 오랜 역사를 통해 경험하며 축적된 지혜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국방력 강화에 선순환 구조의 실용적 생산성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 이렇듯 소비구조로서의 국방 분야를 생산적 조직으로 개선하려는 실용적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경험은 약소국가를 돕고 상생하는 길을 만드는 일이 되며 크게는 대한민국 동맹을 키우고 나아가 대한민국 연방을 만드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만주대륙을 지나 몽골리아를 걸쳐 중앙아시아를 잇는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연방 국가를 꿈꾸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복되는 역사는 중국과 러시아의 권위주의 체계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고 분열의 시대는 다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평화의 시대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인류는 계속하여 전쟁을 할 것이고 이를 통해 세계평화의 길을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느 한 순간 갑자기 세계평화의 시대가 도래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끝임 없이 자신을 지킬 힘을 키우고 스스로를 준비하는데 소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가 분명히 하여야 하는 것은 힘으로 다른 나라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힘은 세계평화를 위한 이유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대한민국이 세계를 향해 외치는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오랜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매일신문]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waterwra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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