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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키시 작별 인사 "팀 승리에 공헌한 선수로 기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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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키시 작별 인사 "팀 승리에 공헌한 선수로 기억되길"
  • 김나현기자
  • 승인 2023.06.24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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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을 벗고 후련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나선 에릭 요키시[촬영 이대호]
유니폼을 벗고 후련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나선 에릭 요키시 [연합뉴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싸워 왔던 투사 에릭 요키시(34)는 전투복이나 다름없는 유니폼을 벗자 마음이 편한 듯 미소와 함께 더그아웃에 등장했다.

KBO리그와 작별을 고하는, 어쩌면 한국 취재진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인터뷰에서는 마치 기타 현을 조율하듯 한마디 한마디 다듬어서 내놓았다.

요키시는 24일 "이런 결말을 바랐던 건 아니었지만, 생각보다는 슬프지 않다"면서 "지난 5년 동안 환상적인 한국 생활을 했고,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웃었다.

2019년 키움 유니폼을 입은 요키시는 올해까지 5시즌 동안 통산 130경기에 선발 등판해 56승 36패 평균자책점 2.85를 남긴 왼손 에이스였다.

올해는 5승 3패 평균자책점 4.39로 다소 고전하던 중, 왼쪽 허벅지 근육(내전근)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복귀까지 6주가 걸릴 것이라는 소견이 나오자 치열한 순위 싸움에 한창인 키움 구단은 요키시와 작별을 선택했다.

대신 구단은 24일 요키시를 초청해 팬 사인회와 작별 행사를 열어 그동안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켜준 것에 보답하기로 했다.

키움 팬 100명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마치고 온 요키시는 "KBO에서 뛰었던 다른 외국인 선수가 이런 대우를 못 받는다는 걸 안다. 구단에 정말 감사하고, 다시 돌아와 달라고 말한 팬들에게도 고마웠다"고 전했다.

역투하는 키움 선발 요키시 [연합뉴스]
역투하는 키움 선발 요키시 [연합뉴스]

26일 미국으로 떠날 예정인 요키시는 당분간 치료에 전념할 참이다.

많은 야구팬은 부상을 털고 다시 한국에 돌아온 윌리엄 쿠에바스(kt wiz)처럼, 요키시도 얼마든지 복귀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요키시는 "'네버'(Never)라는 말은 없다. 미래를 단언하고 싶지는 않고, 일단은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여운을 남겼다.

요키시가 꼽은 자신의 KBO리그에서 최고 경기는 2019년 6월 9일 두산 베어스전이다.

당시 9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던 그는 "셧아웃(완봉)했던 경기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던진 모든 경기가 내게는 소중했다"고 떠올렸다.

신인 포수 김동헌은 요키시의 방출에 가장 아쉬워한 키움 선수 중 하나다.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경기가 요키시와 호흡을 맞춘 4월 8일 NC 다이노스전이었기 때문이다.

요키시는 "안 그래도 오늘 김동헌과 따로 작별 인사를 했다. 김동헌처럼 많이 배우고 싶어 하는 어린 선수와 함께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 더 좋은 포수가 될 자질을 지닌 선수"라면서 "내가 김동헌을 많이 도와줬다면, 그 역시 분명히 날 많이 도와줬다"고 했다.

요키시와 작별을 알리는 고척스카이돔 전광판. [연합뉴스]
요키시와 작별을 알리는 고척스카이돔 전광판. [연합뉴스]

키움은 요키시를 내보내고 왼손 투수 이안 맥키니를 곧바로 영입했다.

이제 한국을 떠나는 마당에 요키시는 맥키니에게도 따로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마운드에서든 일상생활에서든 필요한 몇 가지 팁을 알려줬다"고 했다.

한국에서 5년이 요키시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요키시는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누구보다 팀 승리에 공헌했고, KBO리그가 조금이라도 발전하는 데 도움을 준 선수로 기억된다면 엄청난 영광일 것"이라며 "저와 가족 모두 지난 5년을 진심으로 즐겼다.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정의했다.

요키시는 인터뷰가 끝난 뒤 취재진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그 자리에서 미니 사인회를 열었다.

한국 야구를 존중하고 사랑했던 선수다운 작별이었다.

[전국매일신문] 김나현기자
Nahyeon@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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