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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12년 만에 강등…부채 상환능력 의심 눈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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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12년 만에 강등…부채 상환능력 의심 눈초리
  • 이현정기자
  • 승인 2023.08.02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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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美 정치갈등·재정적자 확대에 부채상환력 의심 시작
국가부도 내건 도넘는 정쟁 등 '거버넌스 악화' 지적
미 정부 "자의적" 반발…일부 학자도 '뭐가 변했나' 의문
달러. [이미지투데이 제공]
달러. [이미지투데이 제공]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이는 미국의 재정적자 증가와 재정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피치는 1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배경을 설명하는 보고서에서 '거버넌스 악화'를 첫 번째 사유로 제시했다.

이는 피치가 앞서 지난 5월 미국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내건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당시 피치는 부채한도 상향 협상 대치를 두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예상일이 빠르게 다가오는데도 부채한도 상향·유예 등 문제 해결에 이르는 것을 막는 정치적 당파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라고 밝혔다.

불필요한 국가부도 사태 위험을 내걸고 '벼랑 끝 대치' 전술을 반복하는 정치권 행태를 보며 신용등급을 깎을 수 있다고 사전에 경고 메시지를 준 것이다.

피치는 이어 지난 6월 부정적 관찰대상 지위를 유지하며 "부채한도를 둘러싼 반복적인 정치적 교착 상태와 디폴트 예상일 직전까지의 지연은 재정과 부채 문제와 관련한 거버넌스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릴 때도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이 주된 사유로 지목된 바 있다.

피치 분석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 재정적자 비중은 2022년 3.7%에서 올해 6.3%, 2024년 6.6%, 2025년 6.9%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재정적자 증가에 대한 경고는 미국의회예산국(CBO)에서도 나온 바 있다.

CBO는 지난달 낸 장기 예산 전망 보고서에서 2053년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이 10.0%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CBO는 특히 이자 비용 상승이 재정적자를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고령화와 의료비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재정 악화 우려도 이번 등급 강등에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피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CBO 분석 결과를 인용, 2033년까지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와 사회보장 지출이 GDP의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피치 결정에 대해 "자의적이며 오래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 국채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유동자산이며 미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며 "피치의 결정은 미국인, 투자자 그리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피치의 이번 결정에 강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주요 경제권 중에서 가장 강력하게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고 항변했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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