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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들어 낸 동물들의 천적 ‘로드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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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들어 낸 동물들의 천적 ‘로드킬’
  • 박근수 강원 인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 승인 2016.04.26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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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에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데 갑자기 무언가 도로로 뛰어든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최근 날씨가 풀리고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하면서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서서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도시와 도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이러한 개발로 동물은 서식지를 잃고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사람이 사는 곳이나 도로까지 나오게 되었다.
특히 밤에 활동하는 야생 동물은 환한 불빛을 내며 빠르게 달려오는 자동차를 피하기 힘들다. 어두운 밤에 맞게 발달된 눈에 갑자기 밝은 자동차의 불빛이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물이 도로로 나왔다가 자동차에 치여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동물이 도로에서 죽는 일을‘로드 킬(road kill)’이라고 한다.
로드킬로 사망한 동물들은 과속하기 쉬운 국도나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면 종종 볼 수 있다. 노루, 고라니, 너구리, 토끼 등 야생동물에서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나라 도로에서는 연간 약 5,000건 이상의 로드 킬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에서는 ‘로드킬 50% 감소’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네비게이션에 로드킬 빈발구간에 대한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문자전광판을 통해 야생동물주의에 대한 문자를 전송하고 있다. 또 도로 중간 중간에 야생 동물 이동 통로인 ‘생태통로’를 설치하는 등 로드 킬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로드 킬의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로드킬의 피해자는 비단 동물들만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1차적으로 보면 생명을 잃은 동물들이 가장 큰 피해자지만, 운전자들도 그들의 돌발적인 출현으로 급하게 운전대를 돌리며 급브레이크를 밟아서 대형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안전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이 같은 사고는 차량의 전도나 전복, 추돌 등으로 이어져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이러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운전자의 안전 운전 의식이다. 이제 산 옆을 통과할 때나 도로 가에 세워진 야생 동물 표지판을 보면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혹시나 로드킬 당한 동물을 발견하면 고속도로에서 발견 시 가까운 ‘한국도로공사 지점’에 연락을 하면 된다. 국도나 지방도로의 경우 동물 사체를 아무 곳에 묻는 것은 위법이므로 해당 도로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알려야 한다. 혹은 지역 구청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제 차를 타고 가다가 내비게이션에서 동물이 자주 출현하는 지역이라는 안내가 나오면 속도를 낮춰보는 건 어떨까? 이런 작은 움직임이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동물들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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