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대출금리 '7%대' 급등에도 가계대출 '눈덩이'
상태바
대출금리 '7%대' 급등에도 가계대출 '눈덩이'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10.22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 대출금리 한달새 0.3%p이상↑…변동금리 이어 고정금리도 7% 육박
5대은행 가계대출 19일까지 3.4조원↑…2021년 10월 이후 최대 증가폭
서울 한 은행에 주담대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한 은행에 주담대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시장금리와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긴축 장기화와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으로 급등하면서 불과 한 달 전까지 3%대였던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하단이 4%대로 일제히 올라섰고, 상단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어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등까지 7%대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3조원 이상의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등 이사 철과 부동산 거래 회복 등의 여파로 증가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지는 추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40∼6.725% 수준이다.

약 한 달 전 9월 22일(연 3.900∼6.490%)과 비교해 하단이 0.340%포인트(p) 뛰면서 4%대로 올라섰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620∼6.620%)도 한 달 만에 상·하단이 모두 0.060%p씩 올랐다.

같은 기간 두 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각 0.270%p(4.471→4.741%), 0.060%p(4.048→4.108%) 상승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은행채 등 시장 금리는 최근 미국과 한국 긴축 장기화 전망과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올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를 넘어서면서 상승세가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연 4.550∼7.143%) 역시 상단과 하단이 각 0.280%p, 0.044%p 높아졌다.

결국 최근 시장금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모두를 밀어 올리면서, 하단의 3%대 금리는 사라지고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까지 6%대 후반으로 7%대에 바싹 다가섰다.

KB국민은행은 앞서 11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p 올렸고,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같은 상품군의 금리를 최대 0.3%p 높였다. NH농협은행은 17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3%p 축소했다.

지난 4월 기준금리(3.50%)조차 밑돌았던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도 대부분 최근 4%대를 회복했다.

시장금리가 뛰는 데다, 은행들로서는 지난해 하반기 연 5%대 높은 금리로 받아 놓은 정기예금들을 빼앗기지 않고 다시 유치하려면 스스로 금리를 올려야 할 입장이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 경색이 심했던 지난 10월 이후 고금리로 힘겹게 끌어모은 정기예금의 만기가 곧 돌아오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현재 19개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최고 우대금리가 4.00%를 넘는 것은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4.35%), 전북은행 'JB 123정기예금'(4.30%), DGB대구은행 'DGB주거래우대예금'(4.25%), Sh수협은행 '헤이 정기예금'(4.15%), 광주은행 '굿스타트예금'(4.13%), 제주은행 'J정기예금'(4.10%),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4.0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4.05%) 등 20개에 이른다.

지난달 24일 같은 포털에 공시된 4%대 정기예금 상품 수(10개)와 비교해 불과 약 한 달 사이 4% 이상 금리를 주는 시중은행 정기예금이 두 배로 늘었다.

이처럼 가파른 금리 상승과 추가 인상 전망과 상관없이,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0월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천321억원으로 9월 말(682조3천294억원)보다 3조4천27억원이나 더 늘었다.

이달 들어 약 20일 만의 증가 규모가 이미 2021년 10월(+3조4천38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2조6천814억원(517조8천588억원→520조5천402억원) 불었고, 지난달 1조762억원 줄었던 신용대출도 이달에는 8천871억원 반등했다.

만약 이 추세대로 10월 전체 신용대출이 9월보다 늘어날 경우, 2021년 11월(+3천59억원) 이후 1년 11개월만에 첫 증가 기록이다.

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10월 가계대출에 대해 "9월 가계대출 둔화 요인(영업일 감소·상여금 유입 등)이 해소된 데다, 통상 가을 이사 철 효과도 있고 주택거래량이 7월보다 8월에 크게 확대된 부분도 있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지원기자
kjw9190@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