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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세상은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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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세상은 아름다워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11.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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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세상은 아름다워라
                       -김순규作

비우니 허공이요
허공은 저렇듯 아름다워라

저 가을 들녘도 비워지니
치열했던 자리마다 바람이구나

바람이 흐르는 곳
오늘은 내일을 위하여 내어주고
움킨 세월도 서산을 넘어가고 있다

없음은 있음의 시작
있음은 없어질 공허

새들마저 제 뼈를 비우고
허공으로 떠난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세상은 아름다울까.
생명체가 살고 있는 지구는 분명 아름답다.
우주선에서 보내온 영상을 보면 수많은 별 중에 가장 빛나는 행성이다.
그 아름다움에 반해 우주를 떠돌고 싶다는 우주인도 있었고 모두 우주에 가고 싶어 한다.

사람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일상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야 하고 삶의 경과와 결말이 아름답기를 원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사람이 만든 착시현상이다.
세상은 결코 아름다울 수가 없다.
지구가 아름답다고 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그곳이라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사람은 결말을 알 수가 없다.
고난이 점철되어 있으며 고통의 나날을 보낼 뿐이다.
그러나 진실은 아름답다.
허공에 둥둥 떠서 제자리를 고수하며 삶을 만들어 주는 지구가 아름답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사람의 욕망이 아름다움을 지우고 폐허의 땅을 만들었을 뿐이다.

김순규 시인은 아름다움의 원형을 말한다.
세상은 진실로 아름답고 경이롭지만 그것은 보고 느끼기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의 진정한 의미는 겉으로 나타나는 게 아닌 욕망을 버린 백지상태라고 한다.

비워낸 허공, 추수가 끝난 들녘, 뼛속을 비워 날아가는 새들의 비상, 내일에 비워주는 오늘 등 모든 것은 없음에서 시작하여 있으므로 향하는 데 모든 것을 다 가지려는 욕망은 그것을 무너뜨리고 파괴하는 것으로 가장 순수하지 못하다면 아름다울 수가 없다고 설파한다.
득도, 즉 깨달음은 모든 것을 버린 상태를 말하는데 그 경지에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성인이라 추앙받는 인물들도 전부 버리지 못했다.

김순규 시인이 말하는 아름다움에 도달하려면 득도의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뜻만 가지고 있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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