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한영민
차라리 하얀 겨울에 가라고
하늘이 너무 높고 푸른
이 가을에 떠나면
너무 아파서 못견딜 것 같아서
조금만 조금만 더 함께 하다
하얀 겨울에 떠나랬더니
이렇게 펑펑 눈이 나리는
하얀 겨울에 떠났었지
그래도 남은 이가
조금은 덜 아프라고
하얀 겨울에 떠난사람
그렇게 하얀 겨울에 이별하고
봄ㆍ여름이 오고
가을이 가고
또 몇번인가의 겨울이 올때마다
기다려지는 것은
그 겨울에 떠난 사람이
어쩌면 이 겨울에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기다림인가
봄이 오고 여름ㆍ가을이 가고
하얀 겨울이 다시오면
그 길을 걸어본다
이렇게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힌 겨울이면
그녀가 떠났던 그길을 걸어본다
하얀 눈이 펑펑나리니
저만치 어렴풋이
그녀가 올지도 모른다
하얀 겨울에 떠난 사람이
[전국매일신문 詩] 소년 한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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