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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임산물 채취로 멍드는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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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임산물 채취로 멍드는 백두대간
  • 강릉/ 이종빈기자
  • 승인 2016.05.16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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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다’ 이유로 각종 산나물·약초 싹쓸이…멸종위기 식물까지 손대
동부산림청, 기동 단속반 400명 투입…불법채취꾼 대대적 단속 돌입

몸에 좋다는 이유로 일부 불법채취꾼들이 각종 임산물을 싹쓸이 하면서 강원지역 산림이 신음하고 있다. 불법 채취꾼들은 산나물, 산약초를 마구잡이로 굴·채취하거나 희귀·멸종위기 식물까지 불법채취하고 차량까지 동원해 다량의 산나물을 채취하고 있다.

 

 

◆강원 백두대간 불법채취로 ‘신음’
매년 봄 산나물 채취 때면 민간요법상 암 예방, 신경통, 위장병 등에 효험이 높다는 이유로 몰지각한 채취꾼들이 백두대간을 비롯한 강원 산간에 몰려든다.
이들은 입목과 순, 줄기, 뿌리, 껍질 벗기기 등 가리지 않고 불법 행위를 일삼는다.
지난 2일 백두대간 고루포기산 7부 능선에서 산겨릅나무 껍질을 몰래 채취한 윤모(50) 씨 등 2명이 동부지방산림청 단속반에 적발됐다.
이들은 산겨릅나무 13그루에서 무려 163㎏의 껍질을 불법 채취해 승합차로 옮기려다 적발됐다.
35년생으로 추정되는 산겨릅나무의 일부는 껍질을 벗겨 결국 말라 죽게 됐고 일부는 껍질을 벗기기 위해 나무를 아예 잘라 버리기까지 했다.
이들은 톱과 낫 등의 도구를 이용해 나무를 베거나 상처를 내고 껍질을 벗겼다.
피해를 본 나무는 가슴 높이의 직경이 8∼24㎝나 된다.
벌나무로 불리는 산겨릅나무는 죽은 간도 다시 살린다는 효능으로 널리 알려진 보호종 나무여서 불법 채취꾼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북의 표고 500m 이상 되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주로 서식한다. 불법 채취에 대한 적발도 쉽지 않다.
산겨릅나무 껍질은 1㎏에 6천 원 이상 약초 상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에서는 만병초 5㎏을 불법 채취한 주민 2명이 적발됐다.
춥고 바람이 많은 해발 1천m가 넘는 산꼭대기에서 주로 자라는 만병초는 민간에서는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은 물론 당뇨, 신경통과 관절염, 두통, 간 경화, 간염 등의 갖가지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높은 산꼭대기에만 자라기 때문에 구하기가 어려워 고가에 팔린다.
겨우살이도 단골 불법 채취 대상이다.
참나무와 밤나무 등 다른 나무의 줄기에 뿌리를 박아 수분을 흡수하며 기생하는 겨우살이가 항암효과는 물론 고혈압, 당뇨, 중풍, 심장병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불법채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밖에도 음나무(개두릅)와 마가목, 헛개나무, 오가피와 주목 등 몸에 좋다는 것으로 알려진 약용수종이라면 멸종위기를 맞은 것도 가리지 않는다.
동부지방산림청은 영월에서 겨우살이 28㎏을 불법 채취한 곽모(56) 씨 등 올해 들어 지금까지 임산물을 불법 채취한 11건을 적발했다.
산겨릅나무 4건, 당귀와 만병초 각 1건, 겨우살이 3건, 수액 2건 등 모두 몸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기동 단속반까지 운영
이에 따라 동부지방산림청도 임산물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산나물과 약초 등 임산물의 불법 채취가 늘면서 사유재산 침해, 안전사고와 산불 발생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4월부터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산림 특별사법 경찰관을 중심으로 공무원, 산림보호감시원 등 400여 명으로 기동 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
시·군과 합동 단속도 벌인다. 산나물 채취 모집관광, 인터넷 동호회, 카페 등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국유림 보호협약 체결마을, 숲 사랑 지도원, 산림보호 관련 단체, 입산로 주변 주민과 긴밀히 협조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약용수종 자생지역에 단속요원을 고정배치, 길목 지키기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채취가 깊은 산 속에서 은밀히 이뤄지고 방대한 산림의 감시가 쉽지 않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용수종 전문 채취꾼의 동태 파악과 시중에 판매되는 불법 임산물에 대한 경로를 역추적, 판매상과 채취꾼, 구매자 등 불법 거래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일 동부지방산림청장은 “모든 국민이 그동안 가꾸어온 소중한 산림자원을 지키기 위해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강력하고 엄정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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