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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TV] 능소화 아래 추억이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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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TV] 능소화 아래 추억이 모락모락
  • 곡성/ 김영주기자
  • 승인 2024.06.16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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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골 마을, 고요한 풍경 속에서 한 농부가 밭을 가꾸는 모습이 평화롭게 다가온다. 오래된 함석 지붕 위에 피어난 주홍빛 능소화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어릴 적 시골 마을에서 능소화와 함께한 기억이 떠오른다. 무더운 여름날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담장 아래서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뛰어놀던 순간들. 그 꽃잎을 하나하나 만지며 피어나는 꽃의 향기를 맡던 어린 마음.

특히 해질녘이 되면 할머니와 함께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놓고 앉아 복숭아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이 선명하다.

달콤한 복숭아 즙이 손끝을 타고 흐를 때마다 할머니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능소화 아래에서 들려주던 옛날이야기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할머니의 따스한 목소리와 달콤한 복숭아 향기가 어우러져, 그 순간은 나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 산골 마을에서 다시 만난 능소화는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묵묵히 땅을 일구는 농부의 모습과 어우러져 자연과 사람, 그리고 시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곳의 고요함과 정겨움 속에서 삶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잊혀진 추억의 소중함을 새삼 되새긴다.

[전국매일신문] 곡성/ 김영주기자
0jo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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