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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캄보디아로 향하는 K-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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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캄보디아로 향하는 K-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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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6.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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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우리에게 캄보디아는 킬링필드 정도만 생각날 뿐 몹시도 낯설고 먼 나라다. 베트남, 태국, 미얀마 근처 어디엔가 있겠지 싶은 동남아의 한나라가 캄보디아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전부였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한국전쟁에 2만7,419달러 상당의 재정과 쌀을 지원한 우리와는 각별한 인연을 가진 나라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재정 상태가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1인당 GDP가 2,037달러로 전 세계 최빈국이다. 우리나라는 캄보디아에 2001년부터 2020년까지 공적개발원조(ODA)로 2억 8천만 달러를 지원해 교육, 보건·의료, 환경·에너지, 농림수산 분야 등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도 ODA 사업은 진행하고 있고, 2022년에는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양국 간 관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캄보디아의 국토 면적은 1,810만4천ha로 우리나라의 1.8배에 해당한다. 국토는 56%가 산림이고 메콩강과 톤레샆 호수 등 내수 면적이 4%다. 농지 면적은 24%를 차지하며 메콩강 중류 이하의 톤레샆 호수 주변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이들 지역은 평탄하면서 물이 풍부하고 유기물이 침적되어 매우 비옥한 토지이다. 1년 3모작이 가능한 천혜의 쌀농사 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 피해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전체 인구는 1,810만 명이며, 이 중 69%인 1,256만 명이 농촌에 산다. 농림수산업 종사인구는 전체 노동 인구의 35%를 차지한다.

캄보디아는 쌀을 주식으로 생선, 고기, 야채 등을 이용해 국물 요리나 반찬으로 곁들여 먹는 우리와 비슷한 식문화를 갖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농림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2%(2022년)이다. 주요 수출작목은 쌀, 카사바, 바나나, 용안, 망고, 캐슈너트, 고무, 파인애플, 후추 등이다. 2022년 487만 톤의 농산물이 수출되었으며, 이중 쌀 수출이 70만 톤으로 가장 많았다.

캄보디아는 최근 ‘농업 전략적 개발계획(Agriculture Strategic Development Plan, ASDP)’을 수립하고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한 연구 촉진 및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농조합의 상업 역량 강화, 농산물·고무나무 등 가공 투자 확대를 통한 부가가치 제고, 상업적 축산 증대 및 위생 안전 개선, 양식업 개발 및 어업자원 보존, 산림자원 보존, 국제 협력 강화를 통한 농업 혁신, 수출시장 개척 등이 주요 내용으로 농가 수익 증대를 위해 전력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 부족, 제도 미흡 등으로 성과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캄보디아는 각종 FTA나 중국과의 협력 등을 통해 농산물 수출시장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캄보디아는 농산물 가공 기술 부족으로 원물 형태로 수출하거나 건조, 단순 가공을 통해 베트남이나 태국 등지에 수출하여 부가가치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 농산물 가공 분야 투자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어 관련 설비 및 패키징(packaging) 재료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도시화에 따른 농업인구 감소, 농업의 현대화, 대량 상업화에 따라 농기계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열악한 관개 시스템을 개선을 위한 각종 관개시설 및 장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소득 증가, 건강과 식습관 변화 등으로 유기농 채소나 축산물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어 관련 분야 진출이 유망하다.

이미 우리나라의 육종 기술로 캄보디아에서는 농업 현장 최초로 1대 잡종 옥수수 품종 CHM01호를 개발(2018년)해 그간 전량 미국과 태국에서 수입에 의존하던 캄보디아 옥수수 종자의 자급 기반을 마련했다. CHM01호는 생육기간은 짧고, 특히 열대지방의 고질병인 노균병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 종자 가격은 미국 품종 대비 30∼40%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어 캄보디아 생산 농가의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제 문화와 음식을 넘어 K-농업이 캄보디아에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산물 가공 기술, 농기계, 스마트 팜, 농산물 품종, 친환경 농약과 비료 등 농자재가 접목되면 캄보디아 농업은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생계유지형 농업에서 시장 중심의 비즈니스 농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한때 킬링필드로 불리던 죽음의 땅이 이제 생명과 번영의 땅으로 변모하길 기원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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