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도 시름…47.2% "작년보다 나빠져"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 지급액이 올해 1조 3천억 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경기 악화에 시름하고 있다.
다만 폐업 건수는 10만 2천940건으로 작년보다 소폭 줄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지난달까지 1조 3천19억 원이 지급돼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어나 역대 최고치로 집계됐다.
신용보증 재단의 대위변제금도 급증했다. 오세희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 재단 중앙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소상공인이 은행 빚을 지역 신용보증 재단이 대신 갚은 대위변제금은 2022년 5천76억 원에서 작년 1조 7천126억 원, 올 들어선 지난 10월까지 2조 578억 원으로 늘었다.
작년엔 98만 6천487명이 폐업 신고를 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다였다.
중소기업 사정도 어렵다.
중소기업 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2%가 올해 자금 사정이 작년보다 나빠졌다고 답했다. 작년 조사 때의 31.7%보다 15.5% p 높아진 수치다.
중소기업 1천 개 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59.7%가 내년 경영 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악화를 예상한 기업은 23.1%, 호전될 것이란 기업은 17.2%였다. 중소기업들은 고환율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 강화 정책 등을 우려한다.
중소기업들은 환율 예측 및 대응 능력이 대기업보다 떨어진다. 선물, 보험 등 환 헤지 상품 활용보단 단가 조정, 원가 절감 등으로 대응하지만 달러 강세 지속으로 피해가 커지는 실정이다.
중소 벤처기업 연구원의 '중소기업 환율 리스크 분석 연구'에 따르면 제조업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중 환리스크 비중은 최대 25% 수준이고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환차손은 약 0.36% 증가한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나 최근엔 그렇지도 않다. 원재료 값 상승과 수입 규제 강화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 무역협회 국제무역 통상 연구원의 '2025년 1분기 수출산업 경기 전망 지수(EBSI) 조사 보고서'를 보면 내년 1분기 EBSI는 96.1로 4개 분기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갔다.
특히 K-뷰티로 전성기를 구가 중인 화장품 업계는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긴장하고 있다. 대미 화장품 수출은 9월 누적 기준 9억 9천만 달러로 작년보다 49.6% 늘어 전체 화장품 수출을 주도했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인상과 규제 강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국매일신문]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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