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는 17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고 발생 직후, 공항에는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가 끊이지 않았고, 하루 종일 공항을 뒤흔들었다. 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두 명의 승무원 외에는 모두 희생되었고, 그들 각각은 가족이었고, 친구였으며, 사랑하는 이들이었다.
사고 당시, 유족들은 비극적인 소식을 들은 후 무안국제공항으로 달려갔다. "내 새끼 어쩔까나", "어쩌면 좋으냐"며 20분 넘게 오열한 한 할머니는 결국 쓰러져 임시쉼터로 옮겨졌다. 그 자리에서 할머니는 계속해서 손자들의 손을 잡고 떨리는 몸을 지탱하며 슬픔을 참으려 했다. 사고 당일, 방콕에서 돌아오는 길에 참사를 겪은 유족들은 공항에서의 긴 기다림 속에서 구조 당국의 소식을 희망을 품고 기다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기대는 절망으로 변해갔다.
유족들은 사고의 참혹함을 더 깊이 느꼈다. 시신이라도 온전하게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절실하게 다가왔다. 특히, 여동생과 조카를 잃은 50대 여성 A씨는 여동생과 조카의 시신은 수습됐지만, 여전히 매부는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현장에서 관계자들에게 매부를 찾아달라고 애원했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말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모든 가족을 찾았지만 법적 처리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유족들은 공항을 떠날 수 없었다. A씨는 "사망진단서를 끊어주질 않아 못 떠나고 있다. 179명이 죽었는데, 검안의가 5명밖에 없어 저 사고 현장 내 격납고에 뉘어진 가족을 데리고 못 나가고 있다. 이게 뭐냐"며 오열했다.
또 다른 유족인 B씨는 태국 여행을 갔다가 사고의 피해자가 된 아내를 찾고 있었다. 아내 외에도 동서들은 모두 신원이 확인됐지만, 그의 아내만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그는 아들과 함께 탑승자 가족 지원 창구를 계속해서 찾으며 명단을 확인하는 일을 반복했다. 아들은 아내를 잃은 슬픔에 엎드려 울었고, B씨는 아내의 이름을 호명하며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빠졌다.
사고의 현장에서는 단순한 숫자들만이 늘어갔다. 탑승자 명단에 적힌 이름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담고 있었다. 안미령, 배관임, 조도현, 백혜영 등, 그 이름들은 단순히 문서 상의 기록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 따뜻한 가정을 이루었던 사람들의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우리의 곁에 없지만, 그들이 남긴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고 후, 두 명의 생존자가 발견되면서 잠시 희망의 빛이 비췄지만, 이 희망은 금세 절망으로 바뀌었다. 공항의 구조 당국과 관계자들은 살아남은 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유족들에게는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려 애썼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유족들은 사고를 겪은 이들이 삶을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 비극적인 사건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사고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고, 유족들에게는 신속한 지원과 위로가 이어져야 한다. 또한, 사고 이후에는 관련 기관들이 사고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에 힘써야 할 것이다.
무안국제공항 참사는 단지 항공사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79명의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우리의 마음 속에 살아 있다. 이들의 이름과 이야기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가치이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가 책임을 다해야 할 때이다. 이 사고를 통해 잃어버린 삶들이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교훈을 남기기를 바란다.
희생자들이 평안히 잠들기를 기원하며, 유족들이 슬픔 속에서도 조금씩 치유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곡성/ 김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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