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요주의 여신 증가율 20.9% 증가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차주들 상환 능력 악화
기업대출 부실화 심각...향후 부실채권 급증 우려
![4대 은행의 요주의 여신은 지난해 말 총 7조1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4대 금융그룹 본사 [사진= 각 금융지주 제공]](/news/photo/202502/1118182_822262_2736.jpg)
주요 시중은행에서 지난해 잠재 부실 여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침체까지 겹치면서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진 가계 및 기업들이 증가한 영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요주의 여신’은 총7조1115억원으로, 전년 말(6조9920억원)보다 8230억원 증가했다.
4대 은행 전체 여신 중 요주의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말 0.49%로, 전년 말 0.47%에서 0.02%포인트(p) 상승했다.
잠재 부실을 의미하는 요주의 여신은 연체 기간이 1~90일인 채권으로 당장 부실채권(NPL)으로 잡히지는 않지만 언제든 부실화될 가능성이 큰 대출을 말한다.
은행들은 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눠 관리하는데, 이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합해 고정이하여신, 즉 부실채권(NPL)으로 분류한다.
금융기관에선 부실채권을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 장부에서 지우는 상각 조치를 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요주의 여신은 2023년 말 2조460억원에서 2024년 말 2조4740억원으로 20.9% 증가했다. 총액과 증가율 모두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1조4190억원에서 1조4440억원으로 1.8%, 신한은행은 1조3310억원에서 1조5070억원으로 13.2%, 우리은행은 1조4960억원에서 1조6890억원으로 13.0% 각각 늘었다.
전체 요주의 여신 증가액은 고정이하여신 증가액보다 컸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총 3조9490억원으로 전년 말(3조3860억원)보다 5630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은 1조1550억원에서 1조2950억원으로 11.3%, 신한은행은 7870억원에서 8620억원으로 9.5%, 하나은행은 8780억원에서 1조200억원으로 16.2%, 우리은행은 5660억원에서 7810억원으로 38.0% 각각 증가했다.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25%에서 0.27%로 올랐다.
요주의 여신은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기면 고정이하여신로 다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부실채권이 향후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실여신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차주들의 상환 능력 악화 등이 꼽힌다. 가계와 기업 전반적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침체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가운데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3%p 증가한 71.1%에 달했다.
한 시중행 관계자는 "부실 채권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있는 채권까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높아진 기업대출 리스크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업황이 저조하거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기업 그룹에 대한 심층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주채권은행에 기업 부실에 대한 엄격한 관리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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