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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땅 꺼질지 몰라" 도심곳곳 싱크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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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땅 꺼질지 몰라" 도심곳곳 싱크홀 공포
  • 지방종합/ 김기영기자
  • 승인 2016.08.18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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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가 하수도관 손상이 원인…지하매설물 지도도 부실 '깜깜이 대응'

최근 싱크홀이 전국적으로 잇따라 발생, 인명 피해를 내면서 공포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4시 1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인도에서 지름 2m, 깊이 2m 크기의 구멍이 생겨 행인 임모(61)씨가 빠졌다. 임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 4월 21일에도 광주시 남구 봉선동의 도로에서 가로 40㎝, 세로 80㎝, 깊이 1m가량의 싱크홀이 생기면서 김모(48)씨가 몰던 승용차의 뒷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운전자나 보행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갑자기 땅이 꺼지는 상황은 도심의 '부비트랩'이나 다름없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생긴 싱크홀은 4천88건에 이른다. 2011년 573건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 1천36건으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급증 추세다.

지난해만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평균 2.8건의 싱크홀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2011년에는 싱크홀이 대부분 서울에서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전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싱크홀의 가장 큰 원인은 하수도관 손상으로, 전체의 71%(2천902건)에 달한다. 상수도관 손상도 일부 원인(2%, 93건)으로 작용한다.

상·하수관의 파손으로 물이 흘러나오면서 지하의 흙이 쓸려 내려가고, 공동화 현상이 발생해 싱크홀을 유발하는 것이다.

싱크홀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당국의 대응은 여전히 허술하다. 정확한 지하 매설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싱크홀에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지난 15일 청주에서 발생한 싱크홀이 이런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청주시는 싱크홀이 발생하자 지하 5m에 있는 하수관로 파손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 정확한 상황 분석을 위해 지하 1.6m가량을 굴착하다가 교통 혼잡이 심각해지자 굴착을 중단한 뒤 도로를 메우는 임시보수를 했다.

시가 그 뒤 상하수도 관로 망 지도를 확인한 결과, 해당 지역 지하 2.2m에 800㎜의 상수도관이 매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이를 모른 채 굴착을 계속했다면 상수도관 파손 등 2차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이 판단도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시가 재차 상수관로 작업자료 등을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 싱크홀이 발생한 곳에는 상수관로가 없는 것으로 다시 결론을 내렸다. 실제 상황과 상수도 관로 망 지도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청주시의 하수관로 망 지도 역시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청주·청원 행정구역이 통합되기 전 청주지역의 하수관로 망 지도는 있지만, 청원군은 이마저도 40%만 갖춰져 있다.

특히 싱크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 노후 하수관이 많다. 청주시의 전체 하수관 1천651㎞ 가운데 20년 이상 된 곳이 35%인 574㎞에 달한다.

이런 상황은 청주시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이에 국토부는 총 29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해 서울, 부산, 대전 세종시에서 지하 공간 통합지도 시범 구축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85개 시의 지하 공간 통합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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