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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서기 싫은 새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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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서기 싫은 새학기
  • 최승필 지방부국장 화성·오산담당
  • 승인 2016.08.2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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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름방학을 마치고 2학기를 맞은 청소년들이 새학기 증후군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증후군(症候群)은 질병의 증상이 단일하지 않고 그 원인이 불분명할 때 쓰이는 용어로, 질병에 걸리면 여러 가지 이상한 상태가 나타나는데, 이것을 증상·증후·징후(徵候)라는 말로 표현한다.
어떤 질병이 2가지 이상의 증후를 나타내는 특징이 있을 때, 이런 몇 가지 증후의 모임을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명(耳鳴)과 난청(難聽), 현기증을 특징으로 하는 내이(內耳) 질환으로, 유명한 메니에르 증후군과 같이 발견자의 이름이 붙은 것이 많고, 간뇌증후군(肝腦症候群)이나 간뇌하수체증후군(間腦下垂體症候群)과 같이 2가지 이상의 장기에서 유래해 병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있다.
심장기형(心臟畸形)의 하나로서 임상적으로 잘 알려진 팔로사징후(Fallot’s tetralogy)와 같이 병변 소견의 조합으로 붙여진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요즘 전국의 초·중·고등학교가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를 맞아 불안해하거나 짜증을 내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바뀐 생활환경 때문에 나타나는 ‘새학기 증후군’이다.
새학기 증후군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는 일종의 적응 장애를 이른다. 즉, 낯선 교실과 새로운 친구 등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다.
새학기 증후군을 보이는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투정, 복통, 두통을 호소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 늘어나는 학업량에 대한 부담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학생들이 새학기 증후군을 겪을 경우 새로운 환경 적응문제에서 비롯된 이 같은 스트레스로 인해 등교를 거부할 수 있다.
또 대개 학생들은 수업, 학습 등의 이유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데, 이로 인해 위장관 운동이 약해지고 전신의 대사기능이 감소해 소화기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위(胃)에 적체현상이 발생할 경우, 식곤증 및 두통, 머리 무거움, 만성피로감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소화기관의 이 같은 약화는 새학기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올 여름의 경우 어느 해 보다 길었던 장기간의 폭염으로 힘겨운 방학을 보낸 학생들이 다시 신학기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 새학기 증후군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제주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따르면 전화 상담을 요청한 학생 중 새학기 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은 지난 2014년 225명에서 지난해 2015년 49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또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해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소년이 늘어난다. 월별 청소년 자살자수는 3월이 가장 많고, 그 수는 2012년 37명, 2013년 32명, 2014년 3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청소년 수도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급증세를 보이다 5월에 감소로 돌아선 뒤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도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우리 청소년들의 비극 뒤에는 입시와 학업 부담감에 따른 극심한 우울증이 자리하고 있다.
보고에 따르면 국내 전체 아동·청소년은 10~15%가 스트레스, 분노, 불안 등 우울 증세로 고통 받고 있다. 우울증을 초기에 막지 못하는 잘못된 사회 구조가 어린 희생양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입시전쟁에 내몰려 그야말로 ‘공부 기계’로 전락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이 힘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부모 또는 교사에게 속내를 터놓을 여유조차 없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아이들이 부모와 교사의 꾸중과 부정적 시선 때문에 정신·신체적으로 위축을 경험하게 되면 또래와 대인관계가 붕괴되는 등 단절이 심해져 극단적 선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정신건강이 곧 육체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집중력·학습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학습비관으로 인한 청소년 자살률 증가와 흡연·음주의 유혹에 빠지기도 쉽다고 지적한다. 새학기 증후군이 이 같은 사례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새학기가 시작될 경우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전문의 상담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체계적인 청소년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청소년들은 부족한 수면과 야외활동, 과다한 학업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폭식, 불량식품 섭취, 불규칙한 식사로 건강에 위협을 받으며 살고 있다. 여기에 두려움과 중압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신 상태와 면역체에까지 악영향을 주는 새학기 증후군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새학기 증후군 완화법으로 꼽힌다.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학교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 및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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