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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책임 안고 가겠다" 새누리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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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책임 안고 가겠다" 새누리 탈당
  • 서정익기자
  • 승인 2017.01.02 2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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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는 2일 당 위기 수습 차원에서 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이 전 대표는 이날 탈당계 제출에 앞서 당 지도부에게 “당 대표를 했던 사람으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탈당하겠다”면서 “후임 당 대표에게 백척간두 상태로 당을 물려주는 것도 죄스러운데 제가 걸림돌이 된다면 그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저를 디딤돌 삼아 지금부터는 당이 화합하고 화평하도록 지도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요구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의 탈당 요구가 자신의 탈당을 끝으로 더는 확산하지 않기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3년간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또 가꾸고 싶었다. 그 게 저의 소신이고, 신념이고, 노선이기 때문”이라면서 “호남에서 지역주의 벽을 넘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 생각하고 23년간 호남에서 출마하고 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간사병’부터 당 대표가 되기까지 17계단을 거쳐 오는 동안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했다”면서 “당에 몇 번의 큰 고비가 있었지만 한 번도 변심 없이 소신과 의리로 견뎌왔다. 이제 눈물을 머금고 탈당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적청산’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새누리당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시발점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들을 향해 던진 ‘최후통첩’이었다.
 오는 6일까지 탈당하라고 데드라인을 제시한 이후 새누리당 내부는 새해 벽두부터 긴장감이 급상승했다. 친박계와 인 위원장 중 누가 당을 나가든 이번 주말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수 밖에 없다는 상황인식에서다.
 인 위원장이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친박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 막말 논란을 빚었던 김진태 의원 등 10명 안팎을 겨냥했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이나 최 의원 모두 2일 현재까지 인 위원장의 통보에 공식 반응은 보이지 않았지만, 전날 밤 열린 비공개 만찬에서는 ‘비분강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모두 정치적 ‘2선 후퇴’로서 책임을 지겠지만 탈당은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에서는 인 위원장의 이러한 축출 시도가 당 쇄신보다는 정치적 목적이 깔린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당 내부 정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선 주자로서 영입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2일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에 들어올 수 있도록 같은 충청 출신인 인 위원장이 길을 닦으려는 것”이라면서 “어차피 반 전 총장이 입당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공연히 지지층만 분열시키는 어설픈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은 친박 핵심들의 탈당 상황을 지켜본 후 8일 기자 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아직 비대위원 구성조차 착수하지 않은 상태로 친박이 버틸 경우 자신이 위원장직을 사퇴할 수 있다는 배수진까지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이 사퇴할 경우 ‘도로 친박당’이 될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를 증폭시켜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 읽힌다.
 이에 따라 대상포진에 따른 통증으로 입원한 인 위원장은 3일 당무를 재개한 뒤 당 개혁에 대한 드라이브를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强) 대 강’ 대치 속에 인적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이정현 전 대표가 전격 탈당함으로써 사태가 봉합 수순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측이 정면충돌할 경우 결국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적절한 명분을 앞세워 절충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권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가 탈당한 데 대해 “탈당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단식 때와 비견될 정도의 돌출행동으로 보인다”며 “친박이 어떤 책임을 질거냐 하는 집단 반성하에 그 상징으로 탈당해야 정리되는 것인데 그런 카드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집단탈당을 막으려 혼자 나간 것”이라며 “장부터 지져야지 뭘 탈당부터 하나”라고 비꼬았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친박 실세를 보호하기 위한 바람막이 행보로 지나가던 소도 속지 않을 ‘탈당 쇼’”라며 “뒤늦은 탈당으로 과거를 씻을 수 없다”고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국민의당 양순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이 전 대표의 탈당이 친박 세력의 정치적 연명을 위한 기획 탈당으로 의심한다”며 “모든 책임을 안고 가는 방법은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등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새누리당 의원들과 동반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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