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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반대위한 반대” vs 野 “적반하장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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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반대위한 반대” vs 野 “적반하장 극치”
  • 이신우기자
  • 승인 2017.09.12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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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민심과 괴리된 반대…정략적 이해 좇는 불나방”
한국당 “與, 오로지 남탓…野3당 대여견제 기저 마련”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부결과 관련 여야가 첨예한 대립각을 보이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와 관련,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을 향해 “민심과 괴리된 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다”고 공세를 폈다.


 야권 책임론을 앞세워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동시에, 포격을 외부로 집중시켜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물밑에서는 이런 사태가 여소야대 국회에서 얼마든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대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을 겨냥한 지도부의 성토가 이어졌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장에서 환호하는 한국당의 후안무치한 모습, 얼싸안았다는 국민의당 의원들 소식을 들으니 정치인으로서 회의감과 자괴감이 들었다”며 “신(新) 삼당 야합으로 적폐세력이 기세등등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와 불나방처럼 정략적 이해를 좇는 정치권의 셈법이 너무 다르다”며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벌이더니 슬그머니 장내로 들어와 국정발목을 잡았다. 국회가 동네 놀이터인가. 난폭운전을 일삼아도 되는 무법천지 연습장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야당과 결탁한 국민의당도 순간의 기쁨을 누릴지언정 역사의 심판대에서 영원한 패배자로 남을 것”이라며 “민심을 이겨서 행복한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 역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존재감을 운운하며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라고 평가했는데, 제 눈에는 참 오만하게 보였다”고 지적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안 대표가 자랑스럽게 말한 것처럼 부결의 결정적인 원인은 국민의당에 있다”며 “지지율 5%의 정당이 존재감을 보이려고 했다면, 그 존재감을 보이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국민의 생각에 맞는 결정인지 아니면 근거 없는 당리당략에 의한 결정인지는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외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면서도 내부에서는 국회 주도권 약화 우려와 함께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과 지지자께 송구하고 오랜 시간 기다린 김 후보자에게도 미안하다”며 “야당 의원들의 표심을 거듭 점검했지만, 결과 앞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 원내대변인도 “집권당의 무한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송구스러움을 전달드린다”고 말했다.
 동시에 당내에서는 이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나 정기국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가 계속될 수 있는 만큼 대야전략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선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일부에서는 여소야대 정국임을 고려해 협치를 전면에 내세워 야당과의 소통을 늘려가는 유화책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정기국회 개혁법안을 하나라도 통과시키려면 어떻게든 국민의당만이라도 함께 가는 모양새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야당을 강도 높게 비난한 것과 관련, “부끄러움도 모르고 오로지 남 탓으로 돌리는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원천적인 부적격의 문제이자 ‘문재인 정부가 오만과 독주를 멈추고 겸허해져야 한다’는 민의의 경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부결을 보면서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독주, 협치 실종에 대해 야 3당이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기저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는 지극히 오만하고 독선적인 자세를 이제 고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다른 야당과의 공조를 통해 정기국회에 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히면서 “야 3당이 정책·입법 공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치적 연대까지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한국당은 이미 김명수 후보자를 ‘사법부 부적격 3종 세트’로 명명했고, 김 후보자의 임명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으로 사법부의 정치화·코드화를 초래할 수 있고, 양심적 병역거부, 군내 동성애 등 일부 현안에 있어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어 부적격하다는 게 정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무너뜨리고 사법부를 특정 이념화할 인사참사는 더는 없어야 한다. 국회 본회의 표결을 밀어붙여 부결되는 사태를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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