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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시스템 철저히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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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시스템 철저히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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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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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소위 '유령주식' 거래 사태를 계기로 다른 증권사들도 유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증권계좌 관리실태를 전면 점검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에 대해선 9일부터 특별점검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발행될 수 없는 주식이 배당되고 거래까지 됐다는 점에서 증시 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삼성증권이 주식을 배당할 때는 경고 메시지조차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시스템과 함께 삼성증권의 내부통제 문제도 확인해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할 방침이어서 법인 차원의 제재가 불가피해 보인다.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 중에는 100만주가량 팔아치운 경우도 있어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감독원은 유관기관과 함께 삼성증권을 포함한 모든 증권사의 계좌관리 시스템을 일제 점검하겠다고 8일 밝혔다.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반장으로 '매매제도 개선반'을 구성해 주식관리 절차 전반을 재점검하고 확인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9일 특별점검을 진행해 삼성증권이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우리사주의 개인 계좌로 주식배당처리를 할 수 있었는지, 일부 물량이 장내에서 매매체결까지 이뤄질 수 있었는지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상황 파악 후 잘못 입력된 주식 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다. 하지만 잘못 입고된 유령주식 가운데 500여만 주는 이미 매도된 뒤였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시장에 매물로 쏟아내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일반 투자가의 투매가 합세하면서 삼성증권주 거래량은 2천73만 주까지 올라갔다. 이는 전날 이 주식 거래량의 40.7배에 달했다고 한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11.68% 급락했고 변동성완화장치(VI)가 여러 차례 발동되기도 했다. 삼성증권 주가는 이날 오후에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면서 전날보다 3.64% 내린 3만8천350 원에 마감됐다. 이 바람에 삼성증권 주식을 보유한 일반 투자가들은 적잖은 손해를 봤다.


이번 사태에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유령주식 거래를 가능하게 한 주식 거래시스템이 문제로 떠올랐다. 직원들이 실수로 입력된 주식을 회사에 보고도 하지 않고 서둘러 내다 판 것은 반드시 문책해야 할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 하겠다. 주식을 급매한 직원은 그 수량만큼 주식을 사들이는 노력을 했고 일부는 회사에 주식 매입을 위임했다고 한다. 삼성증권은 이런 방법으로도 해결하지 못한 주식은 기관에서 빌린 뒤 되갚는 방식으로 500여 만주를 모두 되사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된다. 증권사는 투자가들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어야 존재 이유가 있다. 삼성증권이 8일 구성훈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내고 ▲ 도덕적 해이 직원의 엄중 문책 ▲ 투자자 피해 최대한 구제 ▲ 철저한 원인파악과 재발방지 방침을 밝힌 것은 당연하다. 그나마 유령주식 매도물량이 500여만 주에 그쳐서 다행이지, 발행주식 수를 뛰어넘는 주식이 매도됐다면 어쨌을 텐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주식의 거래가 가능했던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만만찮은 것 같다.


금융감독원은 다른 증권사들도 가공 주식을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지 시스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를 모든 증권사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보고 일제 시스템 점검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 발행주식 수를 훨씬 초과하는 주식이 우리사주 보유 직원 계좌에 입고됐는데도 경고등이 켜지는 등 경고 메시지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 시스템 문제다. 담당 직원이 '원'을 '주'로 잘못 입력했더라도 상급자가 한 번 더 체크해 바로잡는 절차가 없다는 것도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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