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침체·관련업체 줄도산 우려…업계 “금지품목 지정” 요청
국내 붉은대게 주산지인 강원 속초지역에 최근 러시아 트롤어선이 입항, 게통발 어선으로 개조해 곧 조업에 나서기로 하자 관련업계가 비상이다.
러시아 대형선박이 게통발어선으로 개조해 본격적으로 조업에 나설 경우, 국내로 붉은대게가 대량 반입돼 조업하는 어민들은 물론 가공업체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아 어업기반이 흔들리는 등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근해 통발어선의 선복량(적재능력)은 10톤이상 90톤 미만으로 수산업법시행령 제45조의 제1항에 어업허가를 받은 어선의 선복량의 한계를 명시해 두고 있어 국내 어선의 경우 90톤을 초과할 수 없다.
하지만 2일 속초지역 근해통발선주협회에 따르면 “러시아 트롤어선(싱하이링호)은 2척으로 각각 293톤의 대형선박으로 이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조업에 나설 경우 국내 근해 통발어선들의 조업구역과 인접한 러시아수역에서 조업이 이뤄질 수 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작은 톤수의 선박인 국내 근해 통발어업인들 다윗과골리앗의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개조중인 러시아 어선은 러시아 수역에서 붉은대게 등을 잡은 뒤 속초를 비롯한 국내로 대량 수입될 경우 게통발업계에 이어 가공업체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어 지역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어 결국 관련 업계의 줄 도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속초지역 근해통발선주협회 이봉기 사무국장은 “수산물 금지품목에 붉은대게를 지정해 줄 것과 매년 중국어선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는 망자(어구)피해와 러시아 어선까지 입항하면 추가피해가 우려된다”며 “어업지도선과 경비함정을 증선 배치해 단속을 강화하는 등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남북경협이 기대되는 만큼 국내 붉은 대게 어선단의 북한해역 입어조업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해양수산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 허가된 근해 통발어선은 강원 속초가 15척(총 선복량 926톤)이고 경북 울진 후포에 22척이 한일 중간수역 수심 약 2000미터에서 붉은대게를 잡아오고 있다.
국내의 붉은대게 쿼터량은 총 3만8,000톤으로 속초지역의 경우 근해 조업으로 잡아오는 붉은대게의 량은 작년기준 약 1,4500톤이며 울진 후포지역에서 2만3,500톤 붉은대게를 잡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