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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당당한 표정으로 특검 출석…진술 하나하나 카메라 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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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당당한 표정으로 특검 출석…진술 하나하나 카메라 녹화
  • 이신우기자
  • 승인 2018.08.06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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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출범 41일만에 포토라인…“킹크랩 시연회 못봐” 전면 부인
현장선 “김경수 화이팅” vs “구속하라” 찬반 시위단체 곳곳 충돌
허익범 특검팀 면담 없이 영상녹화 조사실 진행…밤샘 조사 전망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김 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지난 4월 중순 그가 드루킹의 범행에 연루된 의혹이 제기된 뒤 약 넉 달 만이다.


 법조계뿐 아니라 정치권까지 주목하는 이 날 소환 조사는 오는 25일까지 이어지는 특검 1차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로 김 지사를 소환해 그의 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27일 특검팀이 출범한 지 41일 만이다.


 소환 예정 시간보다 약 5분 일찍 특검에 도착한 김 지사는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면서 댓글조작 공모 의혹, 인사청탁 및 불법선거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른바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 센다이 총영사 등을 역제안했다는 의혹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검도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며 특검을 겨냥해 각을 세우기도 했다.
 김 지사는 허 특검과의 면담 등 별도 절차 없이 곧바로 특검 건물 9층에 마련된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신문에 들어갔다.


 김 지사 측의 동의에 따라 그의 진술은 모두 카메라에 담겨 저장된다. 특검 수뇌부는 조사 영상을 실시간 중계로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이른바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하고 댓글조작을 지시 내지 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킹크랩은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동원한 프로그램이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느릅나무 출판사 등에서 드루킹에게 ‘선플 운동을 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뿐 불법 댓글조작 사실은 몰랐다고 반박한다.


 공직을 제시하며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정치지형이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억지 논리라고 주장한다.
 현재 김 지사의 혐의를 뒷받침할 물증의 존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라 이날 조사는 결국 쉽게 풀리지 않는 진실공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는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김 지사의 정치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검 측은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선거법 위반 의혹 외에도 물어볼 사안이 많다”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이에 따라 특검이 김 지사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이날 조사에서 처음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김 지사가 경남 도정을 이유로 재소환을 꺼리는 만큼 이날 조사는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밤샘 조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김 지사의 진술이 그간의 조사내용과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증거인멸 가능성을 고려해 신병 확보에 나서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26분께 특검 사무실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섰다.
 이번 조사의 예상 쟁점을 파악한 듯 당당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미리 준비해 온 입장을 또박또박 밝혔다. 정치적 공방을 확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특검이 돼 달라는 내용이었다.


 특검 사무실에 몰린 지지자들 앞에서 시종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는 지지자들이 자신을 향해 장미꽃을 던지자 손을 흔들어 보이거나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김 지사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기 전까지 현장에서는 그를 규탄하는 보수단체와 지지자들이 뒤엉키며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다.


 보수단체들은 “김경수를 구속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이들은 준비해온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흔들었다.
 지지자들 역시 ‘특검을 특검하라’, ‘김경수 응원해요’라는 피켓을 들고 “김경수 화이팅”을 연신 외쳤다. 이들은 손에 든 장미꽃을 응원의 의미로 흔들기도 했다.
 김 지사 출석이 가까워지자 분위기는 더욱 과열됐다. 보수단체가 “김경수 종신형”을 외치자 김 지사의 지지자들은 “박근혜”, “김기춘”이라고 맞받아쳤다.


 김 지사가 발언을 마치고 특검 사무실로 들어간 이후에도 양측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건물 앞쪽에서는 시위 장면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던 보수단체와 이를 저지하려던 지지자가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건물 뒤쪽에서도 김 지사를 지지하는 구호를 든 지지자와 이를 보고 욕설을 하는 보수단체가 서로의 몸을 밀치며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5개 중대 경찰관 500명을 배치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김 지사 출석 이후 경찰은 차량과 행인들의 통행은 따로 통제하지 않지만, 특검 사무실 입구에서는 출입자들의 신분확인을 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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