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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지금 상태 방치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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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지금 상태 방치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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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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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이상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한일 '레이더-위협비행' 갈등이 언제쯤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한일간에 강제징용 배상이라는 중대 현안이 있고, 내달말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인 비핵화 이행 국면으로 접어들 때 한일간 공조할 필요성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양국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 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방위성은 21일 자국 해상자위대 소속 초계기가 탐지했다는 레이더 경보음을 공개하면서 한국과의 관련 협의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한일 방위협력을 위해서는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혀 일본 측이 이날 발표를 계기로 한일 레이더-위협비행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사실관계'에서 양측의 입장차이가 첨예해 사태의 '출구' 모색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측이 레이더 갈등을 일으키고 공방전을 주도한 의도를 둘러싼 분석은 여전히 분분하다. 하지만 노동시장 개방 문제로 지지율이 급락한 아베 정권이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라거나, 일본이 한국도 가상적국으로 삼아 전쟁 가능한 나라로 개헌을 유도하려고 이번 갈등을 유발했다는 분석은 우리의 시선을 끈다. 일본 측이 한국군의 레이더 도발 증거라며 지난달 28일 공개한 자위대 초계기의 광개토대왕함 근접비행 동영상이 방위성의 반대에도 총리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점은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사실이라면 아베 정권이 지지율 만회를 위해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으로 악화한 일본 내 반한 감정을 더욱 자극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한일 레이더 갈등 이후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니 찜찜하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우리 측이 정권 안보 차원에서 한일관계를 이용했듯이 일본도 어느 시점부터 지지층 결집에 반한·혐한 감정을 이용하는 사례가 잦아졌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최근에는 한일관계가 더는 나빠질 수 없을 만큼 악화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안보협력 대상국 순위에서 두 나라 모두 상대국의 가치를 끌어내릴 정도로 안보 분야에서의 파열음은 간과해서는 안 될 적신호다. 이번 레이더 갈등의 전개 과정을 보면 두 나라 사이에도 언제든 심각한 비우호적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든다.


한일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다. 경제적으로는 주요 교역대상국이고 문화교류도 활발하다. 일본 내에는 이른바 한류 붐이, 한국에는 일본차·맥주·요리 등이 큰 인기를 누린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여건에서 외교·안보적으로는 운명공동체로 불린다. 남북, 북미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에 나선 현 상황에서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체제와 한일 안보협력 강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 정부가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 관계로 진전시켜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한일관계 악화가 부담스럽긴 일본도 마찬가지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가시적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라 일본도 북일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과의 관계를 지금 상태로 방치하긴 곤란하다. 마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참석을 계기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다. 강 장관은 며칠 전 연합뉴스 영어유튜브채널인 '코리아나우'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일 간 현안에 대해 역사문제와 경제·안보 등 다른 분야를 분리해 대응하는 '투트랙 접근'이 기본 입장임을 밝히며 "차분하게 절제된 언어와 논의를 통해 처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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