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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하루빨리 후속협상 재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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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하루빨리 후속협상 재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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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0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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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핵 담판'으로 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북미는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두 차례 정상회담과 수많은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협의했고, 서로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에 앞으로 협상을 계속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이번 정상회담 결렬로 판을 깨기에는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달 27~28일(이하 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 조치와 대북제재 해제 문제를 놓고 현저한 견해차를 보였다는 점에서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매체는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보도에서 대미 비난 대신 미국과의 '생산적 대화'를 계속 이어나갈 방침을 전했다. 미국도 "앞으로 며칠, 몇주 안에 다시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후속 협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구체적 성과물 없이 끝났지만 양측이 대화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후속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당장 성과를 장담할 수 없고, 양측 실무진이 움직일 공간도 넓지 않다. "미국 측이 협상을 다시 제기해오는 경우에도 우리 방안에는 변함이 없을 것"(리용호 북한 외무상), "내 느낌으로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는 등 기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협상 전략을 재점검할 냉각기가 필요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협상이 장기교착 국면으로 들어간다면 대화 동력은 급속히 사라질 수밖에 없다. 가능한 한 조속히 실무협상을 재개해 양측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최선이다.


북한이 제안했다는 '미국 전문가 입회 하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영변 모든 핵 시설 영구적 폐기'가 이뤄진다면 비핵화와 관련한 유의미한 조치임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번 협상 결렬은 더욱 아쉽다. 하지만 북한의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에 대한 제재해제 요구를 국제 제재체제 자체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것으로 보는 미국의 입장과 '영변 외 대규모 핵시설'에 대한 우려도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북미 간 간극이 작지 않지만, 양측이 이번 회담 과정에서 확인한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이견을 좁혀가려는 노력을 펼친다면 접점 마련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하노이 회담은 적지 않은 교훈을 양측에 남겼다. 무엇보다 비핵화 로드맵 마련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줬다. 북미 간 불신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구축의 이행은 단계적·상호적 조치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행 순서와 조치에 대한 전체 그림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톱다운 방식'의 협상이라도 실질적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음을 이번에 보여줬다. 양측 실무진이 협상을 재개한다면 정교한 비핵화 로드맵부터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시간은 북한도, 미국의 편도 아니다. 하노이 협상 결렬의 충격이 작지 않겠지만 양측이 냉각기는 최소화하고 조속히 다시 협상의 틀을 가동해야 한다. 북미양측이 하루빨리 실무진 협상을 재가동해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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