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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역 횡단보도 설치시 상권몰락" vs "보행권 우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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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역 횡단보도 설치시 상권몰락" vs "보행권 우선" 논란
  • 인천/ 정원근기자
  • 승인 2015.08.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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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한 마디 높이의 인도 위 요철에 전자동 휠체어가 심하게 흔들렸다. 지체장애 1급인 김성동 부평근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54)은 인천 부평역 광장 오거리에서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 소장은 왕복 8차로를 사이에 둔 부평지하상가 11번 출구에서 반대편 12번 출구로 가야 했다. 직선으로 20m거리다. 김 소장은 11번 출구를 통해 지하상가로 들어가 가게 4곳을 거쳐 12번 출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빠져나왔다. 12분 걸렸다. 이번에는 11번 출구에서 지상 인도를 따라 굴다리오거리 방면으로 250m가량 떨어진 횡단보도를 이용해 반대편 12번 출구로 가봤다. 역시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 김 소장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냈다. 김 소장은 “횡단보도 하나만 있으면 휠체어를 타고 왕복 8차로 20m의 도로를 건너는데 1분30초면 된다”며 “10년 넘게 횡단보도를 왜 설치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부평역 횡단보도 설치를 10년 넘게 끌어 오면서 설치 논란에 대해 ◆10년 넘게 진행 중인 인천 부평역 횡단보도 설치 논란 실태(上) ◆인천시와 인천지방경찰청, 국민권익위, 부평구 등 관계기관의 해결방안에 따른 입장 표명(下)으로 살펴본다. 부평지하상가 면적은 3만1692㎡로 지난해 말 단일 면적 지하상가 최다 점포 수 부문에서 세계기록 인증을 받았다. 지하에 대규모 상가가 들어설 공간이 있을 정도로 큰 도로 5개가 바로 위 지상에 나 있지만 이 도로들을 서로 연결하는 지상 횡단보도는 부평역 앞에 하나뿐이다. 지하상가 위 나머지 4개 지상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없어 논란은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부평지하상가 연합회는 지하상가 위 도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면 지하 유동인구가 줄어 지하 상권이 무너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횡단보도 보다 지하로 다니는 게 더 안전하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이문웅 부평지하상가연합회 사무처장은 “횡단보도가 설치되면 사람들이 지하통로를 찾지 않는 봄, 가을 매출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무단횡단 사고가 빈번한 상황에서 지하보도만큼 안전한 통로는 없다”며 “지하상가연합회 차원에서 지난 2일 엘리베이터 추가 설치에 관한 중간보고를 마치는 등 편의성을 보완할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지하상가연합회는 지난 6월 상인 등 5881명의 서명을 받아 인천시 교통정보센터에 횡단보도 설치 반대 진정서를 제출했다. 반면에 시민단체를 비롯 장애인단체와 부평역 인근 아파트주민연합회 등은 이동권 보장을 이유로 지상에 횡단보도를 설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은희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 이사는 “보행권은 안전, 편의, 쾌적 3가지 요건을 다 갖춰야 하는데, 지하상가연합회 측은 안전이라는 명분만을 내세워 횡단보도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신호등과 횡단보도 시설이 잘 갖춰지면 오히려 안전, 편의 두가지를 다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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