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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메르스' 이래서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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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메르스' 이래서 위험하다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5.06.09 0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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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외국에서도 난리다. 고약한 감기 정도의 질병으로 여겨지는 질병이 대한민국을 뒤 흔들고 있다. 의료 선진국 체면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물론 국민들의 자존심마저 짓밟혀 버렸다. 한국이 국제적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유력일간지 뉴욕타임스의 7일자 만평을 보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만평은 북한군 경비병이 김정은에게 탈북자 일부가 돌아오고 있다고 보고한다. 김정은의 손에는 한국에서 메르스 발병이라고 적힌 쪽지가 들려 있다. 한국에서 허술한 메르스 관리로 인해 탈북자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을 풍자한 내용이다. 국제사회가 메르스에 안절부절못하는 한국 사회를 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만평이다. 이 밖에도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비웃고 조롱하는 글들을 찾아보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새삼 누구의 잘못을 따지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정치권이 잘못 했니, 보건복지부가, 대통령이 잘못 했니 이런 말은 사실 의미가 없다. 국민이면 누구나 이들의 무능 앞에 할 말을 잃어버린지 오래기 때문이다. 이들의 말 조차 들으려 하지 않으니 짐작할 만한 일이다. 이렇듯 메르스는 대한민국에서 토착화에 성공했다. 그렇다고 스스로 변이를 했다거나 업그레이드 된 것은 아니다. 의료관광을 특성화할 정도로 의료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던 우리나라 의료 수준과 이에 대처 하는 지도자들이 고작 코로나 바이러스 질환에 밑천을 다 보일정도로 형편없음을 확인해야 했기에 국민들은 메르스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믿을 곳이 없다는 말이다. 지금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메르스라는 질병이 아니다. 제대로 된 대응 체계도 없고, 이에 대한 지식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무능이 무서운 것이다. 괴담도 이쯤이면 수준급이다. 이런 괴담이 돌아다니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불안 때문에 국민들의 삶이 정상적이지 못하고, 외국에서 바라보는 위리나라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 메르스는 우리들이 우려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일까. 우선 이 질문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메르스에 감염된다 하더라도 2주안에 완치된다고 할 정도로 위험한 질병으로 보지 않고 있다.그렇지만 이같은 주장 뒤에는 단서 조항이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특히,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메르스는 치명적일 수있다. 우리나라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는 바로 이 호흡기 질환을 지니고 있는 환자들이 메르스에 감염이 되었기 때문이다.내가 만약 아픈 곳이 없는 사람이라면, 메르스에 감염되더라도 2주만 고생하면 감기처럼 자연스레 완치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오히려 우리가 흔히 걸리는 독감 바이러스보다도 전염이 쉽지 않고, 고생도 그보다 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호흡기 질환등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감염되지 않도록 특별한 당부를 하면서도 일반들에게는 손을 깨끗이 씻고, 메르스를 너무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할 필요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권유’할 정도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우리들이 평상시에 하는 손씻기와 양치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과 적당한 운동만 한다면 메르스가 우리를 찾아올 일은 전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메르스로부터 매우 안전하다 할 수 있다.작년 이맘때 우리는 세월호의 침몰로 인해 3백여명이 넘는 아이들과 국민을 잃었다. 후진국형 사고였고, 인재였다. 이 사고, 이 사건에 정부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었다. 사고 방지 시스템은 물론 사후 문제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은 우왕좌왕만 할 뿐 이지, 국민들이 마음 놓고 그들을 애도할 수 있는 수습도 하지 못했다.초동대처 실패 때문이었고, 무능 때문이었다.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은 2015년 비슷한 시기, 대한민국 정부는 또다시 메르스 골든타임을 놓치는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이면 실수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무능이다.질환으로만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단순 바이러스성 질환인 메르스지만, 정부의 무능함이 더해졌을 때 그 파워가 어느 정도로 위험한 것인지 국민들은 여실히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 상륙한 메르스는 매우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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