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한 위원장의 자진출두가 순리다
상태바
한 위원장의 자진출두가 순리다
  • 승인 2015.12.08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계사에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지금 당장 조계사에서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천만 노동자의 소명을 저버릴 수 없다"며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밤 조계사로 피신한 한 위원장은 "평화적인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후 제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씀드렸다. 신도회에서는 저에게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며 "고심을 많이 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노동개악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면서도 "저를 구속시켜 노동개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려 광분하고 있는 지금은 아니다"라며 조계사를 당장 나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음을 깊은 아량으로 품어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그리 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이 중단되면 조계종 화쟁위원회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한 것이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노총과 80만 조합원의 명예를 걸고 국민 여러분께 공개적으로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찰과 기도의 부처님 도량을 둘러싼 공권력의 압박으로 신도들 불편이 너무나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청정도량이 될 수 있도록 조계사 안팎 경찰 병력 철수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당장 자진퇴거하지 않겠다는 한 위원장의 입장이 나오자 "지금 단계에서는 조계사 경내 강제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한 위원장 검거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4일의 '1차 민중 총궐기'를 불법 폭력시위로 규정하고, 이를 한 위원장이 계획·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작년 12월 위원장 당선 이후 '청와대 진격', '서울시내 난장', '서울 도심 마비' 등을 주장하며 불법·폭력시위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한 위원장에겐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다. 한 위원장의 피신 장기화에 신도들이 반발하자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5일 밤 한 위원장을 두 차례 만나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고, 노동법 개정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커진 만큼 스스로 걸어나갈 명분이 마련됐다며 자진 출두를 설득했다고 한다. 법치 국가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 소환을 피해 은신한 것 자체가 비정상이다.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가 없다면 떳떳하게 경찰 수사에 응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정부가 노동개혁을 중단하면 출두한다고 했지만, 이 문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이라고 하지만 정부와 산업계는 노동 경직성을 개선해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타협점을 찾아야 할 일이지 거리 투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한 위원장은 조계사가 청정도량이 될 수 있도록 경찰에 경비병력 철수를 요청했지만, 한 위원장이 먼저 경찰 수사에 응하는 것이 순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