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靑-정의장 '직권상정' 정면충돌
상태바
靑-정의장 '직권상정' 정면충돌
  • 서정익기자
  • 승인 2016.01.06 0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법안의 국회 본회의 직권상정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정의화 국회의장이 5일 정면으로 충돌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의 ‘선거법-민생법 연계처리 불가’ 발언과 관련해 “우리의 뜻을 왜곡하고 폄훼하고 있다. 정의장께서 이미지 정치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정 의장이 전날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법안과 선거구 획정 문제는 완전한 별개의 문제다. 두 사안을 연계해서 처리하는 것은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달 민생법안 직권상정을 놓고 청와대와 정 의장이 한 차례 대립각을 세웠던 터라 청와대의 이날 비판은 정부와 입법부간 두 번째 충돌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기환 정무수석은 지난달 15일 정 의장을 만나 선거법에 앞서 민생법안을 처리해달라고 주문했고, 정 의장은 ‘초법적 발상’이라며 이를 정면으로 거부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이후 경제체질 개선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법안 처리의 절박함을 호소하는 방식으로 여론조성에 나섰으나, 정 의장은 계속해서 여야합의가 없는 한 청와대가 요구하는 법안들을 직권상정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해왔다.
 그러다 정 의장이 전날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 ‘경제법과 선거법 연계처리 불가’ 입장을 이병기 비서실장 등에게 전했다고 언론에 공개하자, 청와대가 즉각적으로 반박에 나선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정 의장의 이런 발언이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의 절박함을 호소하는 대통령의 뜻까지도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선거법은 여야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지 않아 현재까지 처리되지 않았던 것이고, 민생법안들은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기간 여야간 합의도 있었고, 현실적 절박성이 시급한 만큼 먼저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이 그동안 4대 구조개혁 완수 차원에서 핵심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해왔는데, 정 의장은 청와대가 법안처리를 위해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까지 발목잡는다는 식으로 오도했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정 의장께서 경제의 어려움과 절박한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어 보인다”며 ‘정 의장의 이미지 정치”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전날 신년인사회에서 “10년 뒤 우리나라가 무엇으로 먹고살지, 우리 청년들이 어떤 일자리를 잡고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할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한다”면서 4대 개혁 완수의 절박함을 토로한 바 있다.
 한 관계자는 “국회의장은 생산적이고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자리인데, 정 의장께서 의장직을 활용해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말했다.
 한편 정 의장은 청와대 측의 비판에 대해 직접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의장은 이날 한 청와대 참모가 '공직선거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해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지적한 데 대해 "그렇다면 연계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건(선거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하지 않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고,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의장은 청와대 측이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한 데 대해서 “내가 거기에 대응할 게 뭐가 있느냐”며 말을 아꼈다.
 그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어제 화위정수(和爲政首)라고 화합이 정치의 으뜸이라고 이야기 했다”고만 소개하고, 청와대의 자신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정 의장이 전날 ‘선거구 획정 문제와 경제법안 연계불가’ 입장을 이병기 비서실장 등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데 대해 “선거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해 달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는데, 정 의장이 우리의 뜻을 폄훼하고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선 “아주 답답한 상황”이라며 “가능하면 오늘 중으로 여야 대표를 다시 불러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여야 당 대표들이 합의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며 “그럴 경우 계속 흘러가게 둘 수는 없으니 (의장으로서) 법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