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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접지말고#투표용지#둥글게둥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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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접지말고#투표용지#둥글게둥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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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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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前 남양주 부시장

오늘은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선거일 입니다. 공무원에 임용되어 근무하던 중 근무처 면사무소를 방문한 후보와 악수를 하고나서 선배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어려서 투표권이 없는데 후보하고 악수를 하였으니 어찌하나요?" 선배가 답했습니다. " 그럼 빨리 달려가서 악수한 것 물리자고 말씀드려야 하겠네." 선배는 조크를 농담으로 받아주었습니다. 그리고 42년간 공직자로서 30번 넘게 선거일을 맞이했습니다.

4년마다 국회의원 선거, 5년마다 대통령 선거, 그리고 1992년 이후 동시지방선거에서 도지사, 교육감, 도의원, 시의원을 뽑았습니다. 그리하여 2년마다 선거가 있었고 5년에 한 번은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습니다. 많은 후보자를 보았고 그 이름 옆에 사람인(人)자가 들어간 붉은 도장을 찍었습니다. 사실 어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이름만 보고 붓도장을 직었습니다.

며칠 전 4월10~11일에는 사전투표가 있었습니다. 선거당일인 오늘 4월15일에 투표를 할 수 없는 경우에 사전 투표를 하기도 하고 아예 여유로울때 사전투표를 하신 분도 많았을 것입니다. 사전투표를 하러가니 왼쪽은 관외자, 오른쪽은 관내자입니다. 선거구에 주소를 둔 유권자는 투표용지에 기표를 하여 함에 넣습니다. 관외 거주자는 조금 투표방법이 달랐습니다.

관외자의 사전투표는 과거 부재자 선거와 비슷합니다만, 그 속에 아나로그와 디지털, 즉 IT가 추가된 투표입니다. 과거에 부재자 투표를 하려면 사전에 자신의 주소지 행정기관에 신청서를 보냈습니다. 해당 선관위에서는 부재자 투표를 신청한 유권자에게 투표용지와 반신용 봉투를 보냈습니다. 제주도에 주소를 두고 성남 소재 직장을 다니는 유권자의 경우 부재자 신고를 하면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성남시의 거소로 투표용지를 보내줍니다.

부재자 투표는 투표용지에 볼펜이나 기타의 방법으로 기표를 하고 접어서 백지 봉투에 넣고 밀봉합니다. 이 봉투를 다시 선거관리위원회 주소가 적힌 봉투에 넣고 다시 밀봉하여 우체통에 넣습니다. 이 우편물이 해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하면 투표함에 넣어 보관합니다. 개표장에서 부재자 투표함을 개함합니다. 큰 봉투를 열어서 누구의 투표인지 알 수 없는 백봉투 상태의 내용물을 모두 꺼내서 한곳에 모은 후 다시 이 작은 봉투를 열어서 투표용지를 개표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밤 늦게까지 부재자투표와 당일 현장투표용지를 손 작업으로 분류했습니다. 넓은 체육관에 테이블을 설치하고 투표함을 개함하여 후보자별로 표를 모아서 세고 또 세고 100매씩 묶어서 관리합니다. 표차가 많이 나는 경우에는 개표가 쉽게 끝나겠지만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는 다시 세어보기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개표를 하는 기계가 빠른 속도로 후보자별로 표를 분류해 줍니다. 손보다 빠르게 분류해 주기 때문에 개표 종사자들은 함에서 표를 꺼내어 같은 방향으로 표를 모아서 기계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35개 정당이 참여해서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는 48.1cm입니다. 전에 비해 투표용지가 길어서 유권자들이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특히, 비례대표 국회의원 투표용지가 길어서 기계를 쓰지 못하고 수작업을 해야 한다 합니다. 용지가 길어서 작업도 느리고 인력도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한 말씀 권합니다. 기표를 하신 후 표를 접지 마시고 둥글게 말아서 함에 넣으시기 바랍니다. 투표용지를 접으시면 개표할 때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것입니다. 다른 이가 누구에게, 어느당에 기표하였는가를 볼 수 없도록 안보이게 말아서 넣으셔도 좋겠습니다. 유권자의 작은 배려가 개표 종사자들의 업무를 덜어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일은 모든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셔서 국민의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하시는 일입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입니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이강석 前 남양주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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