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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벧엘 일꾼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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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벧엘 일꾼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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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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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대전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되었다. 이제 긴 터널을 지나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가까이 오고 있지는 않나 잠시나마 희망을 가져본다. 사실 4차 판데믹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비록 폭염과 함께 시작되어 벧엘식구들이 견디기 쉽지 않겠다는 염려는 있었지만 모두 백신접종을 완료했기에 편안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4차 팬데믹의 한복판이었던 지난 8월은 심적으로 너무 힘들게 보냈다. 2년 가까이 계속된 코로나로 인해 냉온탕을 오가면서 심적으로 지친 탓도 있었겠지만 백신접종을 완료했기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부푼 희망에 가득 차 있었는데 갑자기 다시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멘붕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이 우연한 기회에 코로나19를 통해 벧엘일꾼들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계기도 있었다.

얼마 전 시골에 계신 아버지께서 고열과 옆구리 통증으로 시골 병원을 갔는데 혈액검사와 CT촬영 결과 간농양이 의심되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증상이 조금 호전되자 가볍게 생각하시고는 9월 말에 예약된 서울 아산병원에 가서 치료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틀 정도 해열제를 복용하고 나니 열이 떨어지고 옆구리 통증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하여 뭔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혈액검사 결과를 보내라고 하여 진료소 송관욱소장님께 보였더니 당장 입원을 해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패혈증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그 밤에 아버지를 모시고 대전으로 왔다.

어차피 응급실로 가야하기에 밤늦게 가는 것 보다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은 판단이 들어 다음날 일찍 충남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 도착은 했는데 복병은 코로나19였다. 입원을 위해서는 응급실을 들어가야 하는데 응급실 출입문도 통과하지 못하고 먼저 선별 진료소로 가란다.

모든 응급실 환자는 먼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3일 이내에 고열이 있었던 환자는 음성 판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격리실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고열 원인이 다른 원인일지라도 만에 하나 코로나19 감염이라면 응급실 자체가 셧다운 되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이 확진자가 발생하면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우선 폐쇄하고 보니 자칫 대학병원 응급실이 일정기간 폐쇄 된다면 큰일이다. 그러니 아무리 불편해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여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한참을 기다린 다음에 겨우 격리치료실로 갔다. 그리고는 저녁때가 다 되어 음성 판정이 나오고 응급실을 경유하여 간신히 간농양 진단으로 소화기 내과 병동에 입원했다. 온 하루를 입원을 위해 기다림으로 보낸 것이다.

긴 기다림, 격리실 격리 등 코로나19로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경험하며 아내에게 투덜대니 진료소에서 일꾼들은 응급환자가 생겨 구급차로 와도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구급차 안에서 한정 없이 기다리기도 했다고 하면서 이정도는 별 것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 벧엘의집 초창기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아니 응급실에 가서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꼬박 이틀을 보낸 적도 있다. 그래서 가난하다고 치료를 안 해주냐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었고,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부탁하기도 했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현장감을 다 잃어버린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은 협력병원도 많이 생겼고, 체계가 어느 정도 갖춰졌기 때문이다. 충남대학병원만 하더라도 공공의료사업실이 생겨난 후 그곳의 도움을 받으면 수월하게 일처리가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느 때는 여러 사정으로 응급환자만 먼저 보내고 공공의료사업실에 연락하면 해결되기도 했었다.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우리 벧엘 일꾼들은 한 사람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응급실에서, 구급차 안에서, 때론 격리실에서 조마조마하며 그렇게 긴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그런데도 불평 한 마디 없이 묵묵히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이라 생각하며 잘 감내하고 있었는데 나는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조금 시간이 지연된다고 심기가 불편했던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 일꾼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을 소리 없이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랑하는 우리 벧엘 일꾼들이여 감사합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그 애씀이 우리가 외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향한 소중한 거름이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 벧엘 일꾼들 사랑합니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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