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상시 물가상승률 6%대 육박 우려
한전·산업부 "인상 요구"...기재부 "신중"
추경호 "물가 강제로 끌어내리면 부작용"
3분기 전기 요금이 인상될지 주목된다.
한국전력은 이번 달로 예정된 3분기 전기요금 논의 시 정부에 인상안을 제출할 계획인 가운데 '지속해서 억누를 수만은 없다'는 공감대도 있어 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전기요금을 또 올리면 소비자물가가 6%대까지 치솟을 수도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전은 올해 1·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한 만큼 3분기에는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 폭이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3분기에는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적자 및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한전의 부채는 156조5천352억원으로 1년 전(133조5천36억원) 대비 23조316억원(17.3%) 늘었다.
한전의 이런 역대급 적자에도 급격히 상승 중인 물가는 3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가스·수도는 2010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된 이후 최고치인 9.6%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료와 도시가스료가 11.0%씩 올랐고 상수도료도 3.5%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3분기 전기요금을 추가로 올릴 경우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가 상승률이 5%대를 넘어 6%대에 달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여름 냉방을 위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여서 전기요금 상승은 가계의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재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협의가 진행된 것이 아니라서 답하기는 어렵지만, 물가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산업부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서정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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