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두 마리가 뿔을 맞대고 승부를 가리는 민속놀이 '소 싸움대회'가 앞으로 명칭을 '소 힘겨루기대회'로 바꿔 개최될 전망이다.
경남 의령군은 지역 대표 행사 중 하나인 '소 싸움대회'였던 기존 명칭을 올해부터 '소 힘겨루기대회'로 변경했다.
단어 순화를 통해 '싸움'에서 오는 부정적인 느낌을 불식시키고 일반인들이 거부감 없이 소 힘겨루기 행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차원이다.
사단법인 한국민속소싸움협회도 이름을 대한민속소힘겨루기협회로 바꿨다.
대한민속소힘겨루기협회 의령지회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내부 논의가 꾸준히 있었으며 동물 학대라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결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명칭 변경과 관련한 허가도 받아 '소 싸움대회'를 사용 중인 전국 행사는 향후 '소 힘겨루기'로 바뀌게 됐다.
협회에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소 힘겨루기대회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여론 또한 변화할 수 있다고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간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초식동물로서 자연 상태에서는 다른 개체와 싸우지 않는 유순한 소에게 싸움을 시키는 것 자체가 고통이자 학대라 주장했다.
육성 과정은 물론 뿔싸움으로 소들이 입는 상처가 많아 폐지가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협회는 뿔 크기를 제한하고 휴식기를 충분히 주는 등 시대 변화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 학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협회 의령지회 하욱재 사무국장은 "뿔과 뿔이 부딪히며 소가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이는 10경기 중 한두 경기에 불과하다"며 "어디까지나 순수한 힘겨루기가 주이기 때문에 실제 경기를 보면 세간의 과장된 인식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인들은 소가 죽으면 무덤을 만들고 비석까지 세워줄 정도로 애지중지 아끼는 사람들"이라며 "일각에서 부분만 보고 전체를 오도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