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은 허리와 양쪽 다리를 연결하여 몸을 지탱하고 내장, 자궁, 난소 등 생식기, 방광 등의 기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골반은 다른 관절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편이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 꾸준히 반복되는 잘못된 습관과 자세로 인해 균형을 잃고 틀어지기도 한다.
골반 틀어짐을 유발할 수 있는 습관은 다양하다. 한쪽 다리에 무게 중심을 둔 ‘짝다리’나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은 골반의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 양반다리도 생각보다 골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자세다. 바로 앉지 않고 등받이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는 자세도 골반 균형을 무너트릴 수 있다.
골반이 틀어지면 양쪽 엉덩이 높이가 달라 보이거나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바로 섰을 때 오히려 한쪽 골반에 통증이 생기고 치마가 유독 한쪽 방향으로 잘 돌아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바로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쭉 뻗고 한 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의 무릎에 올려 전체적으로 4자 형태가 되도록 만든 후 올린 다리가 지면과 수평을 이루는 지 확인하여 골반 틀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테스트를 패트릭 테스트라 하는데, 만일 올린 쪽의 다리가 지면과 수평을 이루지 못한다면 골반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틀어진 골반을 방치하면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에 골반 외에도 어깨나 허리, 엉덩이 등 여러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걷거나 서 있을 때에도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관절, 무릎, 발목 건강을 해친다.
골반 틀어짐이 심해 지면 골반 안쪽에 자리한 내장 기관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통이 심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골반이 틀어지기 시작했다면 즉시 균형을 찾기 위해 교정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틀어진 골반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법은 다양하며 도수치료 또한 골반 균형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준다. 도수치료는 치료사 또는 의료진이 손과 도구를 사용해 근골격계의 불균형을 바로 잡고 체형 교정, 통증 개선 등을 돕는다. 이는 절개나 출혈, 마취 없이 바로 시행할 수 있어 만성질환자나 고령의 환자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약물치료, 주사치료를 병행하고 물리치료 등을 꾸준히 받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의 교정이다.
애써 도수치료 등을 받아 골반 불균형을 교정한다 해도 평소에 계속 골반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행동을 한다면 치료 효과가 줄어들고 또다시 골반 틀어짐이 재발할 수 밖에 없다. 항상 바른 자세를 갖는 습관을 길러 골반과 몸 전체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최근홍 분당 삼성마디탑정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