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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東方禮儀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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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東方禮儀之國
  • 정재형 강원 정선경찰서 임계파출소장 경감
  • 승인 2016.03.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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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사회학자들이 5년마다 행하는 “세계가치관 조사”라는 것이 있다. 85개국을 대상으로 행하여진 가장 최근의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상위권에 드는 항목은 많지 않다고 한다. 특히, 노인 존경항목은 꼴찌란다. 東方禮儀之國이라는 말이 정말로 옛말이 되었음을 실감케 한다.
현재 우리 경찰에서는 孝나눔 치안 관련하여 홀몸어르신 말벗서비스, 사랑잇기 서비스, 안전확인 서비스 등을 시행중이다.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찰관에 한해 자기 부모를 섬기는 심정으로 실시하는 일종의 봉사활동 같은 것이다. 물론 싫으면 하지 않아도 그만이다.
순찰근무를 하면서 우리 관내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또는 마을과 떨어저 홀로 거주하시는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 본다. 외딴 곳에 떨어져 홀로 거주하시는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지나가면서 인사를 건내면 그렇게 반가워 한다. 마을에 거주하는 노인분들과는 사뭇 다르다.
대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인사만 하고 그냥 지나 갈려고 하면 못내 아쉬워 한다.가지 못하게 할 요량으로 다리에 힘이 없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따라 나오며 계속 말을 붙이고, 뭐라도 마시고 가라며 음료수를 반강제적으로 권한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이라 했는데 할머니는 사람이 무섭지 않은가 보다. 무서운 것이 아니라 무척이나 그리웠던 것일까?로버트 브라우닝의 시의 일부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우리 함께 나이 들어가자.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앞 날에 남았으니...” 生을 살면서 힘들 때 지표로 삼을 만큼 마음에 와 닿는 문구이다.
지나가면서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반가워 하시는 우리네 이웃인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서, 그분들에게도 “가장 좋은 것은 앞날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바라는 것은 나만의 바람일까? 자꾸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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