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산나물의 새로운 스타 '영아자나물'
상태바
[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산나물의 새로운 스타 '영아자나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05.01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영아자는 전국의 산속에서 고루 자생하고 있는데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산채다. 강원도에서는 미나리싹 또는 산미나리싹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무잔대․미나리취․염아자․여미자․염마자․모시잔대․메나지싹 등으로 부른다. 영아자의 ‘아’는 어금니아(牙)로 ‘영+아자’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어린아이의 어금니란 뜻이다. 보통 ‘자’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은 중국 표현에서 유래가 된 것 같다. 잣나무 잣을 백자(柏子), 해송자(海松子)처럼 쓴 것으로 보아 아마도 그만한 대접을 받았던 나물인 듯하다. 꽃말은 ‘광녀(狂女)’로 꽃 모양이 머리를 풀어 헤친 여자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였다고 한다.

영아자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중국 북동부·시베리아 동부지역에 분포한다. 세계적으로 40여종이 있으나 우리나라는 1종만 전국의 산골짜기 낮은 지대의 약간 그늘지는 곳에서 폭넓게 분포되어 자생한다. 경북 영양군, 강원 평창군 등지에서는 새로운 농가소득 작목으로 2015년 경 부터 비가림 비닐하우스에서 집약적으로 특수재배 하고 있어 여러 차례 수확한다. 번식은 종자로 한다. 종자는 휴면성을 가지고 있어 파종 전에 휴면타파 처리를 하고, 온도가 낮은 시기에 파종해야 발아율이 높아진다.

줄기는 곧게 서고 높이는 50∼100cm 정도다. 잎은 어긋나고 밑에 서는 자루가 있으며 긴 달걀 모양으로서 양 끝이 좁고 표면에는 털이 약간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잎은 깊게 5개로 갈라져서 젖혀지며 갈래꽃같이 보이며 7~9월에 보라색 꽃이 핀다. 보라색 꽃은 귀여워 관상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봄에 올라오는 어린순은 담백한 단맛이 뛰어난 우수한 산채다. 4월부터 5월이 채취 적기다. 생으로 샐러드로 이용할 수 있고, 데친 후 시금치 무치듯이 이용하기도 하며, 초장에 무쳐 먹어도 식감이 좋다. 고기를 먹을 때 쌈과 함께 생으로 먹기도 하고 튀김도 한다. 국거리도 이용할 수 있고, 오래 보관하면서 먹기 위해 장아찌로 담그는 등 쓰임이 다양하다. 독이 없는 순한 나물로 특별히 부작용이 없다.

줄기는 자르면 흰 즙이 분비되며 약간의 뽕나무 향이 나며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줄기도 잎과 같이 생채로 먹고 기름 볶음 등으로 조리해 먹는다. 아린아이나 어른 모두 거부감 없이 잘 먹을 수 있다. 뿌리는 도라지 뿌리와 흡사하며 한방에서 약재로 쓰인다. 한편, 뿌리는 구이로도 먹고 닭과 함께 삶아 보양식으로 먹는다.

영아자는 맛에 영향을 미치는 유리당의 함량이 높아 쓴맛을 싫어하는 젊은 소비자 기호에 맞고, 영양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 특히 칼슘 함량이 높고 칼륨, 마그네슘 등 무기물과 비타민A․C, 글루타민산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C는 상추의 4.3배다.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어 면역력을 향상시켜주고, 몸에 생긴 염증을 치료해 준다. 특히 기침과 가래, 천식 등 기관지 계통 질환에 효능이 있고 허약체질 치료에 유용하다. 또 섬유소도 함량도 많아 숙변 제거에 도움이 된다.

영아자는 뿌리까지 나물로 이용할 수 있으나 지상부위에서 채취하는 것이 깔끔하고 손질하기도 좋다. 잡아당겨서 뿌리가 뽑히지 않도록 전지가위나 손으로 줄기 위쪽의 부드러운 부위만 잘라 채취하는 것이 좋다. 채취한 나물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준다. 나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물을 끓인다. 끓는 물에 나물과 약간의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준다. 바로 꺼내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적당히 짜준다. 다음에 볼에 넣고 집간장과 들기름(또는 참기름), 깨소금만 넣고 조물조물 무쳐주면 담백하고 맛있는 영아자 무침이 완성된다. 요리를 하고 남은 나물은 팩에 담아 바로 냉동보관 해 나중에 먹을 수 있다.

산이 푸르러지면 골짜기 속에는 영아자 보약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특히, 새순이 연한 상태일 때 채취해야만 제 맛이 난다.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을 가진 천혜의 산나물로 요즘 산채 연구가들이 주목한 나물이 영아자다. 초록이 넘실대는 계절, 발길 닿는 산골짜기로 영아자를 뜯어 맛난 밥상을 차리련다. 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