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성호원 등 5권 구입...온오프라인 서점서 판매량 급증
2017년 김정숙 여사, 국제도서전서 손주위한 책 등 구매
2018년 문재인 대통령, 여름휴가 독서목록 3권 인기몰이
김건희 여사, 2023 국제도서전서 '따스한 온기' 책 구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6월 20일 국제도서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구입한 책 5권은
지난 2013년 6월 20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국제도서전'과 '대통령 도서구매'이다.
● 2013 국제도서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구입한 책 5권은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6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부스를 둘러보며 책을 구경했으며 ‘답성호원’(율곡 이이), ‘일러스트 이방인’(알베르 카뮈 원작), ‘유럽의 교육’(로맹 가리), ‘철학과 마음의 치유’(김정현),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김도환) 등 책 5권을 구입하고 도서상품권으로 계산했다.
구입한 책은 모두 책세상이라는 출판사에서 낸 것들이다. ‘일러스트 이방인’과 ‘유럽의 교육’을 고른 것은 박 대통령이 프랑스 유학 시절부터 불문학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철학 등 인문서를 고른 것에는 ‘인문학적인 상상력이 창조 경제의 기반이 된다’는 박 대통령의 지론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도서전 주빈국인 인도의 인적자원개발부 장관으로부터 ‘스리라트나 김수로-한국의 인도 공주 전설’을 선물받기도 했다. 이 책은 가야국 시조인 김수로왕과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의 결혼 등에 관한 얘기를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제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성현들의 지혜가 담긴 동서양 고전들의 글귀가 저를 바로 세웠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줬다”며 개인적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새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구현하는 데 책은 소중한 인프라”라면서 “우리 출판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좀 더 중요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1978년 영애 시절 국제도서전에 참석한 지 35년 만에 다시 국제도서전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행사 개최 소식을 듣고 “책 박람회냐? 가겠다”며 그 자리에서 참석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후 2013년 6월 21일 박근혜 대통령이 ‘2013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구입한 책 다섯 권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서점가에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책세상은 이날 “다섯 권의 재고가 각각 800∼1000부 정도 있었는데 물량이 빠르게 소진돼 각각 1000∼2000부씩 증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중 가장 많이 팔려나간 건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교보문고는 “평소 판매가 거의 없던 도서들이었는데 그날 이후 350권 정도가 팔려나갔다”고 전했다. 교보문고에서 구매한 독자는 50대가 3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이상 20.8%, 30대 15.3% 등의 순이었다.
● 2017 국제도서전 방문한 김정숙 여사, "文대통령 선물받은 책 꼭 읽어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6월 14일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잔치인 ‘2017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행사 주빈국인 터키와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출판계 정상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여사는 이날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며 “좋은 책이 많이 만들어지고 널리 읽힐 때 우리 사회는 성숙한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을 준 사람과 그 책에 대한 예의로서 선물 받은 책은 꼭 읽는다’는 문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하며 “책 읽는 사회를 만들고 출판계 정상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손주를 위한 그림책 ‘책벌레’와 ‘분홍 몬스터’(노란상상) 2권과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마음산책)을 직접 구입했다. 도서전 각 부스를 둘러보면서 만난 정유정 작가에게는 작가가 쓴 ‘7년의 밤’, ‘28’(은행나무)을 선물로 건네받기도 했다.
이날 함께 도서전 참석한 노회찬 의원도 김정숙 여사로부터 받은 편지를 소개했다.
노 의원은 “함께 나눌 내용이 많아 양해도 구하지 않고 공개한다. 김정숙 여사로부터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안나푸르나 종주기’ 책을 선물 받았다”며 받은 편지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지난달 19일 청와대에 방문했을 당시 황현산 선생 저서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2권의 책을 선물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답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2018년 8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의 여름 휴가 독서 목록에 오른 책인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김성동 소설가의 '국수', 진천규 기자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등 총 세 권의 도서들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날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들 도서는 최근 일주일 동안 일평균 판매량이 60여 권이던 것이 문 대통령의 소식이 알려진 이 날은 하루 동안 4배가 넘는 250권이 판매됐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023년 4월 26일 경남 양산시에 '평산책방'을 개업했다. 평산책방은 5월 26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개점 한달간 4만 297명이 방문했으며 2만 2691권의 책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 김건희 여사, 2023 국제도서전서 '따스한 온기' 책 구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2023년 6월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도서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SIBF) 개막행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문화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 더욱이 이 책의 힘은 그 위대함의 바탕이 돼준다"며 "미래의 인공지능 환경이 결코 책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전세계는 이미 독특한 한국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우리 도서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작가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우리의 도서가 전세계에 더 많이 알려지고 세계 출판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저 역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도서전 주빈국으로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의 샤르자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도서전을 계기로 양국 간 출판 교류 협력은 물론 문화예술과 경제 협력까지 우리의 우정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이날 출판사 '꾸미'의 도서 '따스한 온기'를 비롯한 책 6권과 굿즈 캔들 3개를 현장 구매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구매한 ‘따스한 온기’는 지난해 발행된 이지은 작가의 에세이로 두 마리의 반려견과의 만남과 일상생활, 이별 등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는 반려견 6마리, 반려묘 5마리 등 총 11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월 10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지난해 5월 출범한 이후 올 3월까지 10개월동안 단 한 권의 책도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도서전 개막에 앞서 소설가 오정희 씨의 도서전 홍보대사 위촉을 비판하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오씨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시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었다.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등 문화예술단체는 오씨의 위촉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개막식 행사장에 진입하려 했으나 이를 막으려는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결국 오 작가는 6월 16일 자진 사퇴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이날 “오정희 작가가 사퇴를 밝힘에 따라 작가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며 “오 작가의 도서전 홍보대사 위촉과 관련해 책을 사랑하는 시민들과 저자, 출판사 등 여러분들에게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시간이 흘렀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진실에 기반한 책임자 규명과 제도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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