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에서 이른바 '국민평형'(국평)이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이 고분양가 논란에도 인기가 식지않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분양한 '래미안라그란데'의 전용면적 84㎡의 분양가 10억∼11억 원을 기록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1순위 청약의 경쟁률은 무려 79.1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달 분양한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도 전용 84㎡의 최고 분양가는 15억 원에 육박했으나, 이 단지의 1순위 경쟁률은 98.4대 1에 달했다.
이처럼 올 하반기 서울에 분양한 아파트 단지의 국민평형 대부분이 10억 원 이상의 분양가에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서울에서는 '국평 10억 원은 기본'이라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9월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 단지는 동대문구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 용산구 '용산호빗써밋에이디션', 강동구 '둔촌 현대수린나',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 등 10곳이다.
이 가운데 84㎡ 분양 물량이 없던 단지를 빼면 84㎡ 분양가가 10억 미만인 곳은 '둔촌 현대수린나'가 사실상 유일했다.
'호반써밋개봉'도 분양가가 9억9천350만∼9억9천860만 원으로 액면가는 10억보다 낮았으나, 발코니 확장비 등의 옵션 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10억 원이 넘었다. 인근 다른 단지에 비해 비싸다는 평이 대세였지만, 이 단지의 1순위 경쟁률은 25.2대 1에 달했다.
이처럼 10억 원을 넘는 분양가에도 신규 분양 물량마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서울에서 국민평형 기준 10억 원 미만으로 분양하는 단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광명이나 안양에서도 국민평형이 10억 원 이상에 분양되기 때문에 서울에서 3.3㎡당 3천만 원 아래라고 하면 어느 지역이든 수요자들이 몰린다"며 "이제는 어디든 10억 원이 기본값"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에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963만5천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5%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른 데다, 상반기 이후 분양시장 열기가 되살아나는 조짐이 보이는 것도 분양가 상승을 점치는 이유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청약 시장이 좋지 않았지만, 확실히 하반기로 갈수록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나와도 청약이 흥행하는 경향이 보인다"면서 "하반기부터는 10억 원이 기본이 됐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강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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