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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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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시 쓰기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10.11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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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 쓰기
                  - 이준희作

반대 속에 숨어 있는 반대와 그 반대의 반대들...
다시 반대되어 돌아온 반대와 똑같은 반대인 것을 반대하는 
요즈음
 
세상 큰 눈뜨고 바라보면
절대 안 된다고
그저 보이는 것 못 본 척
아는 것 모르는 척
들은 것 못 들은 척
바보가 되어야 살 수 있다고
그런 세상과 멀어지고 싶어
책을 보다 글을 쓴다
 
좋은 시집을 겹겹으로 베개 삼아 잠을 청한다
 
밤새 좋은 시들이 머릿속을 들락날락, 내 머릿속은 온통
좋은 시로 가득 차고
 
이제, 꺼낼 시간만 남았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세상은 온통 아수라장이다. 
시인의 말대로 반대를 위한 반대로 정치는 삐뚤어져 돌아가고 빈부의 차이는 개인의 능력으로는 해결될 기미가 없다. 

사물도 마찬가지다. 
어제의 물품은 오늘이면 구품이 되어 내일은 어떤 물품이 나타날지를 모르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것들을 일일이 지적하고 수정하기에는 힘이 없고, 바로 잡히지도 않는다. 

시인은 그 시대의 가장 밝은 눈과 귀를 가졌고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힘을 지녔다.
그런 힘이 없다면 무슨 시를 쓰겠는가. 
내부에서 일어나는 개인의 고민이나 슬픔만을 풀어낸다면 그건 시가 아니라 푸념이다. 
그걸 뛰어넘는 안목을 지니고 어느 정도의 호기를 부릴 수 있어야 진정한 시인이다. 
언어는 모든 것을 대변하고 이해시키는 힘이 있고 시는 언어예술로 오직 시인만이 부릴 수 있다. 

이준희 시인이 그렇다. 
세상이 아니꼽고 우습다.
언제부터 우리가 잘 살았다고 허례허식에 젖어 세상을 방종하며 사는가. 
다 같은 사람인데 무시와 멸시를 일삼고 끼리끼리 뭉쳐 다니며 온갖 광기를 부리는지. 

그것을 바라보는 시인은 그게 우습다. 
삶은 기대치만큼 사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하려면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그러다가 이내 포기한다. 
나서서 고칠 수만 있다면 나서겠지만 그것 또한 방종이 아니던가. 

하여 못 들은 척 못 본 척 뒤돌아서서 책을 본다. 
그것도 좋은 시집을 골라 베개 삼아 잠을 청한다. 
수많은 명시의 언어들이 머릿속에 들어와 시의 잠을 깨우기를 기다린다. 

이제 그것들을 차곡차곡 꺼내어 자신의 시어가 되기를 바라는 능청을 부린다. 
비뚤어진 사회상을 비판하며 시인의 정도를 찾아야 사회가 정리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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