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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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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석불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10.1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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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석불
              - 진길자作
 
천년을 지나오며
깨달음을 얻었는지
 
달라붙은 허상들을
다 털어낸 돌부처가
 
바위 꽃
걸치고 나와
알 듯 말 듯 웃는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깨달은 사람 부처는 실존 인물이다. 
2,500이 더 지나 전설이 되었으나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불교의 교리 전개 과정에서는 신앙의 대상이 되는 구제자로 부처로 통용되고 있으며 석가모니를 뜻한다. 
사람은 자연을 숭배하지 않을 수 없는 자연의 일부분이다. 온갖 재해에 노출되어 있어 경외심으로 자연을 대할 수 없었고 신앙심으로 굳어져 숭배하였다. 

그러나 삶은 온갖 고난의 연속이고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버리지 못했다. 
이때 구원을 위하여 나타난 인물이 석가모니다. 
천지를 떠돌며 ‘인간이 무엇인가’ ‘삶은 무엇인가’ ‘어떤 이유로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는가’를 몸소 깨우쳐 중생을 가르쳤다. 
이를 따르는 사람들이 숭배의 대상으로 삼아 사후에 돌과 나무로 조각상을 만들어 살아있는 부처를 대하듯 하였다. 
조각 자체가 부처가 아니라 형상을 만들어 부처를 떠올리며 가르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결코 우상이 아니다. 
돌 속에 부처가 있는 게 아니라 형상 속에 부처가 있는 것이다. 
천 년 전에도 돌이었고 지금도 돌인 돌부처는 사물로 봐서는 그냥 돌일 수밖에 없다. 

그런 돌을 믿고 숭배하는 건 어리석다. 
하지만 부처의 형상 속에든 가르침을 떠올리며 깨달음을 얻는 수행은 올바른 자세다. 

진길자 시인은 우연히 만난 돌부처에서 깨달음의 미소를 대하고 부처가 무엇을 우리에게 주는 것인지를 생각한다. 
교리를 따르는 신자가 아니라도 좋고 신자라 해도 마찬가지다. 
돌에 부처의 가르침을 심어 놓은 조각가의 솜씨에 감탄하고 말 없는 미소로 가르침을 내리는 부처가 경이롭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조각의 아름다움과 부처의 깨달음을 일시에 보여주는 시조 한 수가 부처의 미소로 번진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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