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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작은 곰취, 곤달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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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작은 곰취, 곤달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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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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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곤달비가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이후부터다. 곰취를 많이 닮아 곰취로 오해를 많이 하는데 곤달비와 곰취는 다른 식물이다. 곤달비는 직사광선을 쪼이면 입이 쪼그라드는 모양이 여인네의 속살과 같다. 곤달비의 맛은 곰취와 유사하나 곰취의 향이 좀 더 진하다. 잎과 꽃이 곰취를 많이 닮았다. 그렇지만 곰취에 비해 잎이 작고 얇다. 곤달비는 줄기가 녹색인데, 곰취의 줄기는 자주빛 색선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곤달비는 국화과의 쌍떡잎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우리나라는 남부 도서 지역의 깊은 산 습지에서 자생하는데, 시장에 유통되는 것은 거의 재배산이다. 전남 홍도(매가도)가 특산지이고, 강원 홍천·횡성·평창·정선·양구·인제, 경기 양평, 경북 경주 등지에서 채소로 재배하고 있다. 일본·타이완·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 식용식물로 개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원식물(資源植物)이다.

곤달비는 꽃대가 자라면 60∼70cm에 달한다. 풀 전체에는 털이 없고, 여러 개의 굵은 뿌리줄기가 모여 포기를 형성한다. 뿌리줄기에 달린 잎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있다. 잎 뒷면 맥을 따라 털이 나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잎줄기의 길이는 40cm 정도로 날개가 없고 밑쪽이 넓고 줄기는 오목한 홈이 없이 편평하다. 꽃대에 달린 잎은 위쪽으로 갈수록 잎자루가 짧아져서 잎집이 되고 잎도 작아진다.

꽃은 노란색으로 7∼9월에 줄기 끝에 달린다. 열매는 수과(瘦果)로 9∼10월에 익으며 거꾸로 선 피침형이다. 곤달비는 종자 결실이 잘 안되는 특성이 있어 주로 포기나누기(영양번식) 방법으로 증식한다. 일반적으로 수확은 4월 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 표고별로 한다. 겨울에는 비교적 온난한 해안가에서 길러 빨리 출하하고, 여름철에는 서늘한 고랭지 기후로 늦게까지 출하된다. 하우스재배 및 억제재배 방법 등에 의거 연중생산체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곤달비의 잎과 줄기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베타카로틴, 지방산, 나리게닌, 플라보노이드, 비타민A, B, C, 칼슘, 칼륨, 철분, 인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고혈압과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 예방과 소화기 건강에 도움을 준다. 항산화제가 풍부해 암을 예방하고 간과 뼈 건강에도 이롭다. 체내 노폐물과 나트륨, 독소 배출에 도움을 주며 가래를 없애고 호흡기 건강에도 좋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성질은 평하고 맛은 쓰며 독이 없다. 어혈을 풀어주고, 피를 토하는 것, 코피를 흘리는 것을 멎게 하며, 옹종(癰腫)과 옴, 버짐을 낫게 한다. 또 적대하나 백대하를 낫게 하고 정혈을 보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곤달비는 주로 잎과 줄기를 생으로 쌈이나 삼겹살과 함께 싸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데쳐서 무치거나, 장아찌, 김치, 국거리, 튀김, 떡 등에 이용된다. 또 삶아 말려 두었다고 묵나물로도 먹는다. 뿌리도 말려서 차로 마시면 관절과 신경통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곤달비를 고를 때는 잎이 싱싱하고 줄기는 가는 것보다 통통한 줄기가 좋다. 무침 요리를 할 때는 먼저 곤달비를 흐르는 물에 씻어준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낸 후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짜준다. 먹기 좋게 잎과 줄기를 잘라준다. 볼에 넣고 다진 마늘과 참기름 그리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조물조물 무친 후 접시에 담아 고소한 통깨를 솔솔 뿌려주면 향긋하고 담백한 곤달비 나물무침이 완성된다. 식성에 따라 간장 대신 된장이나 고추장으로 간을 하고 들기름, 들깨가루를 양념으로 넣기도 한다. 남은 나물을 보관할 때는 키친타월로싸서 분무기로 물을뿌려준 뒤 냉장고 신선실에 넣어두면 5일 정도는 보관할 수 있다.

곤달비는 곰취와 비슷하지만, 잎이 연하고, 쓴맛이 적고 기능성이 좋아 한번 맛보았던 소비자들은 매년 꾸준히 찾을 만큼 인기가 좋다. 최근에는 곤달비를 이용하여 도넛, 카스테라, 음료, 분말, 비누 등 다양한 가공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곰 발바닥을 닮은 곤달비가 푸릇푸릇하게 자라나듯 우리의 건강도 좋아졌으면 한다. 여기에 힘입어 새로운 지역특화작목으로 거듭나며 농가 소득향상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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