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민초들의 삶을 닮은 식물, 민들레이야기
상태바
[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민초들의 삶을 닮은 식물, 민들레이야기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4.01.10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민들레는 들을 노랗게 뒤덮는 모습 때문에 ‘만지금(滿地金)’이라 한다. 쓴 즙 때문에 ‘고채(苦菜)’라고도 부른다. 한방에서는 꽃피기 전의 식물체를 포공영(蒲公英)이라는 약재로 쓴다. 민들레 줄기는 겨울에 죽지만, 이듬해 다시 살아나는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마치 밟아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나는 백성과 같다고 하여 민초(民草)로 비유한다.

민들레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지에 분포되어 자생한다. 원산지는 한국이다. 최근에는 강원도 양구군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12ha(2020년 기준) 정도 인공 재배하고 있다. 집약적으로 재배하는 민들레는 녹즙으로 많이 이용한다. 민들레는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나 가뭄에도 잘 견디고 알칼리성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서식지는 양지바른 밭, 논둑, 잔디밭, 주택지 주변이나 도로변에서 흔히 자란다. 세계적으로 2,000여 종이 존재하는데 우리나라는 흰민들레, 서양민들레, 민들레, 산민들레, 좀민들레 등 5종이 알려져 있다. 유럽 원산의 서양민들레는 20세기 초에 건너와 토착화된 대표적인 ‘귀화식물'이다.

민들레는 줄기가 없으며, 잎이 뿌리에서 뭉쳐나며 땅바닥에 붙어 옆으로 퍼진다. 잎은 거꾸로 세운 바소꼴이고 길이가 6∼15cm, 폭이 1.2∼5cm이며 깃꼴로 깊이 패어 들어간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털이 약간 있다. 꽃은 통꽃으로 4∼5월에 흔히 노란색으로 피지만, 흰민들레는 이름 그대로 꽃이 하얗게 핀다. 종자는 낙하산 기능을 하는 흰빛의 깃털(관모)이 있다. 길이 3∼3.5mm의 긴 타원 모양이며 갈색이고 윗부분에 가시 같은 돌기가 있다. 이 씨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서 널리 퍼진다.

민들레 잎에는 이눌린․팔미틴산 등이 뿌리 부분에는 타락세롤․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다. 이들 성분은 이뇨, 하혈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이토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저지하는 작용이 있어 동맥경화증을 예방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부인의 유종을 치료하고, 열독을 없애주며, 체기를 내리는 데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종핵(腫核:작고 딱딱하게 부어오른 증상)을 없애고 유방암을 치료하는데 즙을 내어 바른다고 하였다. 약용 외에도 오래전부터 민들레차로 끓여 마셨고, 유럽에서는 뿌리를 볶아 가루로 만들어 커피 대용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민들레 잎을 채취할 때 하얀 유액이 나오며 쓴맛이 나는데 이 쓴맛이 소화를 촉진하고 식욕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봄철 민들레의 뿌리나 어린잎은 된장국에 넣어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다. 이외도 겉절이, 김치, 튀김, 데침 요리, 뿌리 무침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된다. 민들레의 잎은 즙으로, 꽃과 뿌리를 말려서 민들레차로 마시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샐러드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민들레 잎을 고를 때는 잎이 지나치게 크거나 거칠지 않은 것, 싱싱하고 짙은 녹색을 띄는 것, 말라서 곰팡이가 피지 않은 것을 채취해야 좋다. 병해에 의한 반점이나 벌레가 먹은 잎은 피한다.

봄에 뜯는 민들레잎으로 무침을 하려면 우선 흐르는 물로 겉에 묻은 흙과 이물질을 제거해주고, 시든잎은 골라낸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민들레를 넣어 데쳐준다. 민들레잎은 아주 약해서 잠깐만 데쳐주면 된다. 데친 잎은 찬물에 헹궈 식혀주고, 물기를 짜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다. 그리고 볼에 담아 고추장, 다진 마늘, 다진 파, 매실청, 참기름 등을 첨가해 조물조물 무쳐준다. 남은 민들레 잎을 보관할 때는 키친타월로싸서 분무기로 물을뿌려준 뒤 냉장고 신선실에 넣어두면 4~5일 정도는 보관할 수 있다.

민들레 잎은 들쑥날쑥 가위질한 것처럼 생겼다. 전설에 의하면 남편을 여윈 여자의 갈기갈기 찢긴 마음이 잎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애환이 쓴맛으로 나타나고 요즘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거듭났나 보다. 최근 민들레의 우수한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녹즙, 건강 차 등으로 가공되어 시판되고 있다. 특히 약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성인병 퇴치의 산채(山菜)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고미건위(苦味健胃). 쓴맛이 위의 소화 기능을 강하게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