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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우거지부터 뿌리까지...버릴게 하나 없는 배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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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우거지부터 뿌리까지...버릴게 하나 없는 배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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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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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겉잎이 우거지가 되는 배추는 쌍떡잎식물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이다. 한자어로는 숭채(菘菜), 백채(白菜)라고 부르며, 원산지는 중국이다. 우리나라는 문헌상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 1236년경)’에 처음 기록된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때부터 재배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양의 3개국에서는 중요한 채소로 여기나 구미 여러 나라에서는 샐러드용으로 소량만 재배한다. 우리나라에서 배추는 김치의 주재료로 무·고추·마늘과 함께 4대 국민 채소다. 주산지는 한강·낙동강·영산강 등 연안(沿岸)지역이나 전국 어디서나 재배되고 있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저온성 채소로 생육기간은 50∼90일, 물 빠짐이 좋은 사질양토가 좋다. 과거는 가을에만 재배되었으나 근래는 봄, 여름(고냉지), 가을, 겨울 배추로 분류 재배된다. 봄배추는 경기 평택·포천, 충북 청원, 충남 예산, 여름 배추는 강원 강릉·태백·삼척·정선, 가을배추는 충북 제천, 전북 고창, 전남 나주, 겨울 배추는 전남 해남·진도, 제주 등지다. 

배추는 무에 비해 작은 원추형 뿌리가 있으며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 그 위로 거대한 꽃과 같은 형태로 잎이 뭉쳐지는 형상을 갖는다. 몸통은 흰색의 줄기부터 잎으로 올라갈수록 녹색이 된다. 아삭한 식감에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을 갖고 있다. 배추는 김치, 국, 샐러드, 무침이나 볶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배추는 수분함량이 약 95%로 매우 높아 이뇨 작용을 도와주며, 식이섬유소 함량이 많아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칼슘, 칼륨, 인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 예방과 치료에도 좋다. 배추의 비타민 C는 열 및 나트륨에 의한 손실률이 낮아 배추로 국을 끓이거나 김치를 담갔을 때도 비타민 C를 섭취할 수 있다. 푸른 잎에는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철분이 풍부한 선지와 같이 국을 끓여 먹으면 맛도 좋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배추를 고를 때는 겉잎을 얻을 수 있도록 갈색화되지 않은 짙은 녹색을 띠는 것이 좋다. 반으로 갈랐을 때 속잎은 노란색을 띠는 것을 고른다. 배추 뿌리는 크기가 작고 뿌리 주변이 단단한 것이 좋다. 줄기는 너무 두껍지 않아야 한다. 배추를 양손으로 눌러 봤을 때 속이 꽉 차고 단단한 느낌이 있는 것을 고른다. 

배추로 할 수 있는 건 김치 말고도 우거지가 있다. 우거지는 푸성귀 겉쪽에 붙은 잎을 가리키는데 ‘위에 있는 것을 거뒀다’는 의미의 ‘웃 걷다’는 말에서 유래됐다. 대체로 배춧잎에서 뜯어낸 겉대를 생으로 말렸거나 삶은 것을 말한다. 시래기는 무청을 생으로 말렸거나 삶아 말린 것이다. 배춧잎 겉대인 우거지는 국물 요리로 무청 시래기는 주로 나물 요리로 많이 사용된다. 우거지와 시래기는 각각 채소의 자투리 부분을 따로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거지를 손질할 때는 밑동을 잘라낸 후 겉잎을 1장 정도 떼어 버리고 다음 2~3장 정도 잎을 사용한다. 우거지는 흐르는 물에 흔들어 씻어 준다. 그리고 끓는 물에 잎 부분까지 푹 잠기도록 삶는다. 삶은 우거지에 일어난 하얀 껍질을 손으로 죽 당겨 벗겨내면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물기를 꼭 짜 비닐 팩에 담아 냉동고에 보관한다. 우거지를 말려 장기간 보관하려면 반드시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그냥 말리기도 하고 끓는 물에 한 번 데쳤다가 말리기도 한다. 생배추는 상하기 전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짧지만 우거지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거지는 우거짓국, 우거지 된장찌개, 우거지 선지해장국, 우거지 돼지 뼈 감자탕, 고등어 우거지 조림 등 다양한 요리에 부재료로 쓰인다. 이 가운데는 우거지 된장찌개가 일품이다. 데친 우거지를 꼭 짠 후 2㎝ 정도로 썰어 된장·고춧가루·마늘 등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 물(또는 사골)을 조금 붓고 30분 정도 끓여 주면 구수하고 담백한 우거지 된장찌개가 된다. 요즘은 감자탕을 먹을 때 붉은 국물 사이로 내민 돼지 등뼈보다 그 위로 수북이 쌓인 우거지에 젓가락이 먼저 간다. 돼지 뼈다귀와 우거지의 조화는 그 어떤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다. 이름만 우거지일뿐 참으로 반듯하고도 귀한 식재료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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